[8일 법안통과 당시 상황]80명만 참석…복도엔 10여명뿐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8시 52분


8일 본회의는 전체의원 272명 중 의결정족수인 137명을 채우지 못해 예정시간보다 37분 늦은 오후 2시37분에 시작됐다.

당시 본회의장에 있었던 국회의원들은 140여명. 그러나 개의와 동시에 의원들은 하나둘씩 빠져나가기 시작해 오후 3시반경에는 100명도 채 남지 않았다. 이때 이날 통과된 98건의 안건 중 25번째인 ‘국군부대의 대테러전쟁 파견연장동의안’을 처리하고 있었다.

김태식(金台植) 부의장이 의결정족수가 모자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회의를 중단시킨 오후 4시50분경까지 무려 1시간20분 동안 본회의장에는 80여명의 의원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시간 동안 44개의 법안이 ‘과반수(137명)의 찬성’이란 명목으로 통과됐다.

이후 통과된 법안들에 대해 무효논란이 일자 국회측은 “본회의장 주변 복도나 휴게실에 60여명의 의원들이 있었고 이들을 출석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시간대에 본회의장 주변 복도와 휴게실에는 10명 안팎의 의원들만이 서성거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의원회관에서는 ‘본회의가 진행중이니 의원들은 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의 방송이 여러 차례 계속됐다.

회의가 중단된 뒤 김 부의장이 “주위에 있는 언론인들이 의원들의 수를 세고 있다”며 출석을 촉구했고 양당 총무단도 의원들을 끌어 모으기 시작했다. 안내방송도 몇 차례 더했다.

오후 5시13분, 겨우 의결정족수를 채워 본회의가 속개됐고 ‘산지관리법안’을 전자투표로 표결한 결과 144명이 출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본회의는 1시간 동안 나머지 법안 20여건과 예산안 등을 처리한 뒤 산회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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