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칼럼 “北경제제재땐 한반도상황 악화”

  • 입력 2002년 10월 30일 19시 00분


최근 핵개발 계획을 시인한 북한은 이라크보다 더욱 두려운 곳이지만 이를 이유로 대대적인 경제제재를 가할 경우 한반도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니컬러스 크리스토퍼가 경고했다. 다음은 크리스토퍼씨의 29일자 칼럼 요약.

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라 현재 특수용기에 보관돼 있는 북한의 플루토늄은 핵무기 5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만일 대북(對北) 중유 공급을 중단하고 경제제재에 들어갈 경우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 보관돼 있는 플루토늄의 봉인을 해제할 것이라고 위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상황이 더 악화돼 북한이 본격적인 핵무기 제조에 나선다면 미국이 영변을 폭격하고 북한이 서울에 포격을 가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얼마 전 북한의 내부사정에 정통한 조총련계 김명철 조미(朝美)평화연구소 소장은 전화통화에서 “경제제재가 가해질 경우 북한은 영변의 핵개발 계획뿐 아니라 미사일 및 핵 기술 수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영변을 공격한다면 북한은 즉시 뉴욕과 워싱턴에 보복 공격을 가하고 한국과 일본을 쓸어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을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을 것이다.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미국까지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대포는 서울을 파괴할 수 있다. 북한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는 저서 ‘두개의 한국(Two Koreas)’에서 한국전이 재발할 경우 인명 피해는 미국인 10만명을 포함해 100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처럼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며 북한의 핵은 국제관계에 있어 가장 까다로운 문제다.

대안은 하나다. 북한은 가장 통제적인 국가이자 아마도 미국의 가장 위험한 적이지만 바로 그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포용해야 한다. 협상을 통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유도하고, 북한과 미국이 적대정책을 종식토록 합의해야 하며, 서방국들이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도록 해야 한다.

‘협상’이라는 단어를 꼭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중국을 일종의 대리 협상국으로 내세울 수도 있을 것이다. 포용정책을 통해 모든 당사자들이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우리는 현재의 대치상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북한을 중국과 마찬가지로 스탈린주의에서 탈피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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