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한 민주당 국회거부…3일째 파행

  • 입력 2002년 10월 16일 19시 13분


민주당이 이완구 전용학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에 반발, 국회 본회의 참석을 거부함에 따라 국회가 사흘째 공전됐다. - 연합
민주당이 이완구 전용학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에 반발, 국회 본회의 참석을 거부함에 따라 국회가 사흘째 공전됐다. - 연합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6일 국회 파행의 책임 소재를 놓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한나라당의 의원 영입을 ‘정치질서 파괴’라고 규탄한 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후보직 사퇴와 정계은퇴를 요구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과거 공작전문가들을 다 옮겨 놓은 한나라당은 공작본당이다. 국회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기자간담회에서 “이회창 후보가 진정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전용학(田溶鶴) 이완구(李完九) 의원에게 ‘지금 오면 국회가 파행된다’며 입당을 만류했어야 했다”며 “이회창 정치는 막 가는 정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 등을 열어 한나라당의 의원 빼가기를 계속 규탄해 나가기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고위선거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명분 없는 짓을 하고 있다. 그 정당이 싫다고 한나라당에 입당한 것을 이유로 국회를 파행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도 논평에서 “국회를 이전투구장으로 만들지 않겠다던 민주당이 국회를 파행시켜 아예 국정을 완전히 포기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단독국회 계획을 세우고 총무단이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을 방문해 “본회의 사회를 봐달라”고 요청했지만 박 의장은 양당 합의를 촉구하며 본회의 사회를 거부했다. 박 의장은 “대정부질문은 교섭단체들이 의석 수에 따라 질의 의원을 미리 정해 진행하기로 한 만큼 단독국회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민주당 총무를 불러 빨리 국회를 정상화하도록 종용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강한 반발기류에 따라 국회가 정상화되기까지는 당분간 ‘냉각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도 집권초기 한나라당 의원들을 36명이나 빼간 전력이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의원 영입을 구실로 장기간 국회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정균환 총무도 “내년도 예산 심의는 차질 없이 하겠다는 대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해 다음 주부터 예산안 심의를 위한 상임위 활동에 참여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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