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아셈 개막연설, '철의 실크로드' 구상 제시

  • 입력 2002년 9월 23일 1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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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정치선언'을 채택한 것은 그동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추진해온 햇볕정책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거듭 확인한 것이란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특히 23일 개막식 연설에서 김 대통령은 "햇볕정책이 결실을 맺어야 유라시아 대륙 전체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며 ASEM의 지원을 공식 요청함으로써 한반도문제의 해결이 아시아는 물론 유럽각국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적극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그 연장선상에서 햇볕정책의 '성공' 사례로 남북간 철도 도로 연결공사 착공을 들면서 '철의 실크로드' 구상을 제시해 각국 정상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이번 ASEM회의에 참석한 25개국 정상들도 '한반도 선언'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 포용 노력의 필요성을 확인하는 등 김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적극적으로 평가했다. 이같은 ASEM 각국 정상들의 태도에는 최근 '일방주의'로 흐르고 있는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외교노선에 대한 반감도 깔려 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강한 상황이어서 향후 북-미 진전을 낙관하기만은 힘든 것도 사실이다. 특히 최근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선제공격대상의 하나로 거론한 것도 북-미 대화진전의 장애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김 대통령이 개막식 연설을 통해 '햇볕정책의 유라시아판'으로 내세운 '철의 실크로드' 구상도 실행단계로 접어들면 난제가 산적해 있다. 북한내의 낙후된 철도시설 개보수 필요성과 그에 따른 막대한 재원마련, 국경통과 절차 간소화 등이 선결과제다.

코펜하겐=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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