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이슈 선점 경쟁 "한가위 민심 잡아라"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45분


자취 대학생들과 함께.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가 16일 성균관대 근처 명륜동에서 자취하는 한 학생의 자취방을 찾아 대학생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서영수기자 kuki@donga.com
자취 대학생들과 함께.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가 16일 성균관대 근처 명륜동에서 자취하는 한 학생의 자취방을 찾아 대학생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서영수기자 kuki@donga.com
“추석 민심을 잡아라.”

2000만명 이상이 대이동하는 추석을 앞두고 정치권이 국민의 관심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쏠리도록 하기 위한 이슈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DJ 4父子 호화저택 부각”▼

▽한나라당〓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16일 오후 긴급 브리핑에서 “민주당 천용택(千容宅) 의원이 그동안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에게 불리한 진술을 해온 관계자 10명 안팎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추진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했다”며 “추석을 겨냥한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식’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기자회견설을 먼저 흘린 것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김빼기인 셈이다.

한나라당은 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네 부자(父子)의 호화 저택문제에 초점을 맞춰 김 대통령의 실정(失政)을 쟁점화하고, 병풍 공방의 진원지인 김대업(金大業)씨의 각종 전과기록과 사생활 문제를 집중 부각시킨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親盧-反盧 신당 기선잡기▼

▽민주당〓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당내 비노(非盧) 반노(反盧) 세력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8일 대선 선대위 출범을 강행할 계획이다. 노 후보는 선대위를 출범시키면서 “대선 법정 선거비용을 지키는 ‘돈 안 쓰는 선거’를 하는 등 나의 선거운동 자체가 정당과 정치 개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에는 당 안팎의 개혁적 인사가 대거 참여하고, 호남 출신이 절반을 넘지 않도록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 30대 젊은층과 영남지역 민심을 의식한 것.

반면 당내 비노 반노 세력은 통합신당 추진에 속도를 내며 노 후보에게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정몽준과 이한동〓정몽준(鄭夢準) 의원은 17일 출마선언에서 ‘초정파적 대통령’을 내세워 자신의 출마선언을 추석 연휴의 최대 화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는 특히 추석연휴 직전인 19일 밤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국민통합’과 ‘정치혁명론’을 내세운 자신의 정책 비전을 처음으로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이한동(李漢東) 전 국무총리가 16일 전격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것은 추석 연휴 직후로 예상되는 민주당 내 탈당파의 신당 추진 움직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추석 이후 대선주자들에 대한 민심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주목된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