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 무산 이후]親盧 "내주 선대위 틀 마련"

  • 입력 2002년 9월 11일 18시 42분


11일 국회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민주당 의원총회장. 신당 문제로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 때문인지 의원들이 당 지도부와 멀찍이 떨어져 앉아있다. - 연합
11일 국회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민주당 의원총회장. 신당 문제로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 때문인지 의원들이 당 지도부와 멀찍이 떨어져 앉아있다. - 연합
민주당이 추진해온 통합신당이 사실상 물 건너 가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친노(親盧) 진영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이에 맞서 비노(非盧)-반노(反盧) 진영은 대응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노 후보측, 선대위 구성 박차〓문희상(文喜相) 대선기획단장은 11일 “다음주 중에는 선대위의 틀을 완료해야 한다. 당내외 인사로 구성되는 선대위 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후보측은 일단 12일 핵심참모 전략회의→13일 노 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 주례회동→다음주 초 최고위원회의 등의 수순을 거쳐 선대위 구성 방향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당권경쟁과도 맞물려 있는 선대위원장 인선 등 구체적인 인선작업은 다소 뒤로 늦춘다는 복안이다.

노 후보측은 선대위원장을 당내 중진과 개혁적 색채의 외부 인사가 공동으로 맡는 것으로 최종 정리했다.

노 후보측은 민주당의 법통을 근거로 한 대표를 1순위로 생각해 왔으나 한 대표가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채(鄭東采)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해 “당권과 상관없는 인사를 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해 전혀 의외의 인사가 기용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노 후보측은 10월 중하순경 당명 개정이나 재창당 등의 이벤트를 통해 당의 이미지쇄신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로 부심하는 비노-반노 진영〓비노 성향의 중도파 의원들은 “아직 상황이 끝나지 않았다”며 세 규합에 나서고 있으나 구심점과 명분이 약해 상당 부분 힘이 빠진 듯한 분위기다. 1O일 저녁 회동했던 최명헌(崔明憲) 박양수(朴洋洙) 의원 등 비노계 의원들은 ‘구당(救黨) 모임’이라는 명분으로 회원 확보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일단 “힘을 합쳐 정권을 재창출해야 한다”는 포괄적 내용으로 서명을 받아 세 과시를 한 뒤 ‘노무현당’으로 정리될 경우 집단행동에 나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경기 충청권 의원 중 일부는 “노무현당으로서는 17대 총선에서 어렵다”며 ‘탈당불사’의 각오를 밝히고 있으나 큰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중도파인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도 11일 63빌딩에서 30여명의 원내외 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진로 문제를 논의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반노 진영의 중심인 이인제(李仁濟) 의원은 관망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 측근 의원은 “이 의원은 10월초까지 지켜볼 것이다.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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