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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9월 8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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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대결 구도가 아직 유동적인 데다가 각 후보 진영이 넘어야 할 고비도 ‘지뢰밭’처럼 널려 있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지지율도 앞으로 몇 차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대선구도의 유동성과 각 당의 준비상황〓민주당의 신당 논의가 가닥이 잡히지 않고 정 의원이 추진 중인 신당의 윤곽 또한 가시화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각 정당 및 후보 진영 모두 본격 대선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지금까지도 신당논의만 무성할 뿐 당 차원의 대선 준비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후보측은 ‘9월26일까지 선대위를 출범시켜야 한다’며 내부적으로는 구상을 마쳤지만, 반노(反盧)파의 반발 등을 고려해 일단 당내 기류를 관망하고 있다.
중도적 입장인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우리 당이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공격해 발생한 ‘한나라당 이탈표’가 우리에게 오지 않고 있다”며 “당과 후보의 혼란스러운 유동성을 빨리 정리하는 것이 대선 승리를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사정이 다르다. 12일경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후속 당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으로 있는 등 사실상 선거체제 정비가 끝난 상황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상대 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후보만 일방적으로 공격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이 불만이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8일 “대선이 100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여당은 후보 교체 여부를 놓고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고, 어느 무소속 후보는 대선 출마를 차일피일 미루며 검증도 받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모두 비난했다.
▽앞으로의 이슈와 쟁점〓후보 대결 구도가 어떤 방향으로 정리되느냐의 문제가 일차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에 무소속 정몽준 의원이 가세하는 4자 구도가 유력하지만 각 후보의 지지율 변화에 따라 판 자체가 변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97년 대선 때는 ‘D-100’일 당시의 대선 후보군 중 김대중(金大中) 이회창 이인제(李仁濟) 후보는 끝까지 대선을 치렀지만 김종필(金鍾泌) 조순(趙淳) 후보는 선거 직전 김대중, 이회창 후보 쪽과 손을 잡으며 사퇴했다.
병풍(兵風)으로 촉발된 각 후보진영의 폭로 공세 또한 대선전의 중요 변수다. 검찰수사로 번진 병풍 공방이 대선정국의 뇌관으로 여전히 남아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도 상대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방에서 벗어나 있는 정 의원과 다른 후보 진영은 정쟁에 초연하다는 이미지를 강조,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챙긴다는 전략이다.
경의선 및 동해선 착공식과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등 연이은 남북관계 ‘이벤트’도 대선정국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8일 ‘대선 전 김정일(金正日) 답방 반대’를 공식 제기하고 나선 것도 최근의 남북관계가 대선용 신북풍(新北風)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의 대선 공정관리 여부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김종필 자민련 총재의 움직임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한편 대선구도가 늦게 확정되는 바람에 97년 대선 때 9월부터 시작됐던 후보간 TV토론은 이번엔 10월 이후에나 이뤄지게 됐다.
| 16대 대통령선거 캘린더 | |
| 날짜 | 주요 일정 |
| 3일∼10월 3일 | 공적자금 국정조사 |
| 12일경 | 한나라당, 대선 선대위 구성 |
| 15일경 | 민주당, 신당 추진 진로 결정 |
| 17일 | 정몽준 의원, 대선 출마 선언 |
| 16일∼10월 5일 | 국회 국정감사 |
| 27일 | 민주당, 대선 선대위 구성 시한 |
| 10월20일 | 대통령선거 입후보 공무원사직 시한 |
| 11월21∼25일 | 선거인명부 작성/부재자 신고 및 부재자신고인명부작성 |
| 11월27∼28일 | 후보자 등록 신청 |
| 12월12∼14일 | 부재자 투표 |
| 12월19일 | 대통령 선거 투표 |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