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환씨 인준안 부결]청와대 ‘네탓’ 급급

  • 입력 2002년 8월 28일 18시 51분


28일 장대환(張大煥) 국무총리지명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 국회 표결 결과를 TV로 시청하던 청와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말을 잊은 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청와대 곳곳에선 “이제 대통령의 인사권마저 박탈당했다.” “정치는 없고 오직 정쟁만 있다”는 등 정치권을 향한 원망의 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국회 상황을 주시해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충격 탓인지 장상(張裳) 총리지명자 낙마 때 ‘유감 표명’을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김 대통령은 장 지명자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충격이 한층 컸던 것은 그동안 정부 고위관료들까지 나서 인준 로비를 벌였는데도 39표의 큰 표차로 부결됐기 때문. 실제 오전까지만 해도 청와대 관계자들은 “부결이든 가결이든 몇 표 차가 아니겠느냐”며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다.

국회 표결 직후 청와대는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수석비서관회의를 갖고 ‘정치권엔 유감스럽고 국민에겐 죄송하다’는 논평과 함께 김 대통령의 흔들림 없는 국정수행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총리 부재(不在)로 인한 국정 혼선과 공직사회의 동요 가능성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김 대통령은 당분간 총리업무까지 직접 처리해야 하는데다 총리가 위원장인 35개 정부 위원회도 제대로 가동되기 어려워 국정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당장 다음달 하순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김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도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DJ정부 주요 인사관련 안건 표결 결과
동의안 내용시기표결 결과
김종필 총리 임명동의안98년8월255명 출석 찬성 171, 반대 65, 기권-무효 19로 통과
최종영 대법원장이종남 감사원장 동의안99년9월찬성률 각각 80%, 75%로 통과
이한동 총리 임명동의안2000년6월찬성 139, 반대 130, 기권-무효 3표로 통과
대법관 6명 동의안2000년7월전원 찬성으로 통과
윤영철 헌법재판소장임명동의안2000년9월민주당-자민련만 참석해 처리. 의원직사퇴서 낸 의원까지 참석시켜 간신히 의결정족수 충족
임동원 통일부장관해임건의안 표결2001년9월한나라당-자민련 공조. 찬성 148, 반대 119표로 통과
장상 총리 임명동의안2002년7월31일한나라당 반대. 찬성 100, 반대 142, 기권 1, 무효1표로 부결
장대환 총리 임명동의안2002년8월28일한나라당 반대. 찬성 112, 반대 151, 기권 3표로 부결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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