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官街 분주한 ‘인준前夜’

  • 입력 2002년 8월 27일 23시 53분


장대환(張大煥) 총리지명자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앞둔 27일 밤 청와대와 정부 각 부처는 긴박한 분위기 속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청와대와 총리실 고위관계자들은 물론 정부 각 부처 장관들은 이날 밤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 전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동의안 처리에 협조를 요청했다. 장 지명자도 출신학교인 경기고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평소 친분있는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일할 기회를 달라”며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은 장 지명자 인준에 다소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의 개혁파 중진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얼굴을 봐서라도 인준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이 부결 쪽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응이 더욱 싸늘해지고 있는 느낌이다”며 “그래도 우리로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정부측의 총력전 양상은 정치권쪽에서도 감지됐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의원은 “장 총리지명자로부터 2번이나 전화가 걸려왔으나 통화는 직접 하지 않았다”며 “내가 속한 상임위 소관 부처 장관으로부터도 전화가 여러 차례 걸려왔다”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물론 청와대와 정부쪽의 장관급 인사들로부터 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해달라는 전화가 수 차례 걸려왔다”며 “지난번 장상(張裳) 전 총리서리 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26일부터 당내 의원들을 개별 접촉한 결과 일단 당내 이탈세력은 없는 것으로 보고 한나라당과 자민련 무소속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친분이 있는 중진의원들을 총동원해 접촉에 나섰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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