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몽준 박근혜 이한동 인물평

  • 입력 2002년 8월 4일 18시 05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자신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몽준(鄭夢準) 박근혜(朴槿惠) 의원과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 등 ‘제3후보군’에 대해 직설적인 인물평을 했다. 노 후보는 최근 케이블 방송인 MBN과 가진 대담에서 이들에 대해 털어놓았던 개별적 평가 내용을 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도 올렸다.

우선 한국미래연합 박근혜 의원에 대해 그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함께 언급했다. 노 후보는 “박 의원은 인격적으로 훌륭하다”며 “그러나 박 의원의 지향점은 개혁적인 생각도 있겠지만, 박정희(朴正熙)시대 통치의 정당성을 복원하고자 하는 집착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후보는 이어 “박 전 대통령은 현대 역사에 큰 공로가 있지만 부정적인 그늘도 많다”며 “미래를 지향하는 입장에서 (박정희 시대는) 어두운 과거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훌륭한 분이지만 갈 길은 다른 것 같다”고 밝혔다.

정몽준 의원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에서 긍정적인 입장으로 바뀌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13대 때 노동문제에 개입하고 노동자들을 도와주고 하던 시절에 만나 대화를 해봤는데 말이 잘 안 통하더라”며 “그 뒤 나도 중진이 되면서 한쪽 편만 들기보다는 전체를 조정하는 처지가 돼야 한다는 쪽으로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서로 대화를 해보고 미디어를 통해 발언내용을 접해 보면 정 의원도 예전과는 달라진 것 같다”며 “얼마 전 그가 ‘부자도 개혁적일 수 있지 않느냐, 진보적일 수 있지 않느냐’고 한 것은 일리 있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미국의 루스벨트나 케네디 대통령도 그런 케이스”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언젠가는 대화를 하고 싶다”며 “아직 만나지 못해 결론은 유보하겠지만 상당히 열린 자세로 정 의원을 평가하고 싶다”고 호감을 표시했다.

이한동 전 총리에 대해서는 되도록 말을 아꼈다. 그는 “통이 크고 폭넓은 법조계 선배”라고 말한 뒤 “정치적으로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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