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문건 파문]“부친 親日의혹등 李후보 不可論 부각시켜라”

  • 입력 2002년 7월 24일 22시 32분


내일신문이 24일 입수, 보도한 민주당 측의 ‘이회창 불가론 분석’ 문건.[연합]
내일신문이 24일 입수, 보도한 민주당 측의 ‘이회창 불가론 분석’ 문건.[연합]
민주당 측의 ‘이회창(李會昌) 불가론 분석’ 내부 문건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24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사회 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2시간여 동안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문건 요지〓내일신문이 입수, 보도한 문건은 A4용지 8쪽 분량으로 △이회창 불가론의 근거 △이회창 총재의 결정적 약점 △불가론 관련 전략방안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문건은 이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시민단체와 TV방송을 동원하라는 전략을 제안했다.

이 후보 부친의 친일 의혹을 부각시키기 위해 대선 정국 후반기에 친일파 역사청산 문제와 관련한 TV 특집방송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건은 TV방송에 앞서 시민단체와 학계를 동원, 먼저 문제제기를 하도록 유도하고, TV방송 후에는 이를 다시 국회에서 거론토록 해야 한다는 등 구체적 방안까지 적시했다.

문건은 또 세풍(稅風) 사건의 주역인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의 9월 한국 인도설에 맞춰 세풍 문제를 재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건은 이 후보의 약점으로 △4대에 걸쳐 특권화된 가족문제 △취약한 지역기반 △엘리트적인 개인 이미지 △허약한 정치적 뿌리 등을 꼽았다. 특히 가족문제 중에서는 △두 아들 및 친인척의 병역면제 △며느리의 미국 원정출산 △호화판 빌라거주 등이 논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공방〓한나라당이 문건 내용 중에서 특히 문제삼는 대목은 이 후보 공격을 위해 시민단체와 TV 방송을 동원하라는 전략이 제시돼 있다는 점이다. 지식인층과 방송장악을 통해 이 후보를 흠집내려는 민주당의 정치공작 음모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조만간 당내에 ‘정치공작진상조사특위’를 구성해 이 후보에 대한 현 정권의 정치공작 진상을 철저히 규명, 관계자들의 법적 정치적 책임을 따지기로 했다.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이날 긴급 의원총회에서 “그동안 문제가 됐던 일부 TV 보도나 제2건국위에 참여한 교수진 등이 석연치 않은 언행의 배경이 이번 문건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도 “25일 기자회견에서 경고와 함께 대응책을 발표하겠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에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건은 당 외곽기구 실무자가 지난해 말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이다. 당 공식기구에 보고된 바 없다”며 “이는 우리 당의 이 후보 관련 5대 의혹 추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즉각 “문건에 원정출산 문제가 나온 점에서 지난해 말 작성됐다는 것은 거짓이다. 조직적인 정치공작이다”라고 반박하자, 이 대변인은 “지난해 말 작성한 것에 부분적으로 가필한 것일 뿐이다”라고 재반박하는 등 양당의 신경전은 종일 계속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 파행의 부담을 느낀 듯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본회의에 참석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국회 대정부질문 요지>

-김홍신 의원 (한나라당)

건강보험 재정안정을 위해 국민건강증진 특별회계 설치

-신기남 의원 (민주당)

이회창 후보와 관련된 비리의혹 다룰 특검제 도입

-안영근 의원 (한나라당)

구멍 뚫린 에이즈 환자 관리를 위한 대책 시급히 강구

-조배숙 의원 (민주당)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의 ‘생명윤리위원회’설치

-전갑길 의원 (민주당)

안기부 예산의 신한국당 총선자금 유용사건 진상 규명

김홍신의원(한나라당)

신기남의원(민주당)

안영근의원(한나라당)

조배숙의원(민주당)

전갑길의원(민주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