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 안팎]'이회창 불가' 문건에 또 2시간 공전

  • 입력 2002년 7월 24일 18시 58분


국회가 24일 또 다시 2시간여 동안 파행을 겪었다. 내일신문에 보도된 ‘이회창(李會昌) 불가론 분석’이라는 문건 때문이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의 보도 내용이 알려지자 오후 2시로 예정된 정부답변 순서를 미룬 채 의원총회를 긴급 소집, 대응책을 논의했다.

한나라당 의총에서는 “민주당은 임자없는 나룻배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공작정치를 동원하고 있다”(안영근·安泳根 의원) “민주당에 본때를 보여야 국민들이 조작이라고 확신하게 된다. 법적 대응에 나서자”(정형근·鄭亨根 의원) 등 강경 발언이 이어졌다.

반면 맹형규(孟亨奎) 의원은 “민주당이 선전선동에 능한 집단인 만큼 일단 강경대응이 필요하지만 일희일비하며 흥분하기보다는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해야 한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결국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4시20분경 본회의에 참석, 국회는 정상화됐지만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내일(25일) 기자회견에서 경고와 함께 대응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문건은 당 외곽기구 실무자가 지난해 말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이다. 당 공식기구에 보고된 바 없다. 이는 우리 당의 이 후보 관련 5대 의혹 추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해명성 논평을 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의 해명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문건 내용에 원정출산 문제가 나온다. 지난해 말 작성됐다는 것은 거짓이다. 조직적인 정치공작이다”고 주장했고, 이 대변인은 “지난해 말 작성한 것에 가필한 것이다”고 반박하는 등 종일 신경전이 벌어졌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 신기남(辛基南) 의원이 ‘세풍’ ‘병풍’ 의혹을 제기하자, 한나라당 임인배(林仁培) 박혁규(朴赫圭) 의원 등은 “끝난 일이야” “소설쓰지 말라” “풍 풍 하다가 풍맞는다”고 고함을 치고, 민주당 의원들은 “잘한다”고 신 의원을 응원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또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 의원은 ‘개고기 합법화’를 거듭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국회 대정부질문 요지>

-김홍신 의원 (한나라당)

건강보험 재정안정을 위해 국민건강증진 특별회계 설치

-신기남 의원 (민주당)

이회창 후보와 관련된 비리의혹 다룰 특검제 도입

-안영근 의원 (한나라당)

구멍 뚫린 에이즈 환자 관리를 위한 대책 시급히 강구

-조배숙 의원 (민주당)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직속의 ‘생명윤리위원회’설치

-전갑길 의원 (민주당)

안기부 예산의 신한국당 총선자금 유용사건 진상 규명

김홍신의원(한나라당)

신기남의원(민주당)

안영근의원(한나라당)

조배숙의원(민주당)

전갑길의원(민주당)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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