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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21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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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론의 요체는 8·8 재·보선 이후 민주당 내 개혁세력에다 ‘플러스 알파’해서 새로운 당을 만들자는 것으로 한화갑(韓和甲)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내 주류 측 일각이 그 발원지이다. 한 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여러 차례 개혁신당의 가능성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내 개혁신당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방선거 직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도 신당 창당 결심을 굳히고 본격적으로 추진하려 했으나 주위 인사들의 만류로 뜻을 접은 적이 있다.
당내 주류 측에서 개혁신당론이 다시 불거져 나오는 것은 재·보선 이후 예상되는 당내 상황에 대한 공세적 대처의 필요성 때문이다. 즉 재·보선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노 후보 교체’를 목표로 삼고 있는 비주류에 언제까지 끌려 다닐 수만은 없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또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색깔이 아직도 짙게 남아있는 민주당이라는 틀로는 김 대통령과 노 후보를 한데 묶으려 드는 한나라당의 올무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이는 ‘외연 확대냐, 개혁세력 결집이냐’ ‘포용이냐 단절이냐’를 놓고 내분논쟁을 계속해 온 주류 측의 노선싸움에서 개혁주의가 승리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개혁신당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개혁신당론은 ‘노무현-한화갑’체제의 화학적 결합과 주류 측의 총결집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주류 내부도 기류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우선 노 후보와 한 대표의 정치철학도 결이 같지 않아 언제든지 긴장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
결국 개혁신당의 출현 여부는 8·8 재·보선의 결과에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어느 정도 선전할 경우 주류연대는 더욱 공고화되고 개혁신당론이 세를 얻을 수 있지만 반대의 상황이라면 주류연대는 급속히 이완되면서 응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