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DJ 반전카드 경계"

  • 입력 2002년 6월 16일 22시 46분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내분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진단하면서도 후보 교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편이다. 당 기획위원회는 16일 “비(非) 노무현(盧武鉉) 세력이 외부세력과 손을 잡거나 호남 정치세력이 생존을 위해 단결하고, 쇄신파의 당쇄신 운동 등이 제각각 진행되면 민주당이 상당기간 통제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작 노 후보의 교체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민주당 내의 후보교체론이 딱히 대안을 염두에 두고 확산됐다기보다는 지방선거 결과 생존에 위협을 느낀 의원들의 불안감이 막연하게 표출된 데 불과하다는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이원창(李元昌) 의원은 “호남권을 제외한 수도권 충청권 등 대부분 의원들이 후보교체를 해서라도 다음 총선에서 살아날 길을 찾아야겠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 대안이 없는 이상 동요만 계속되다 말 것이다”고 말했다.

반대로 과거 민주당의 위기대처 방식을 미뤄볼 때 정몽준(鄭夢準) 박근혜(朴槿惠) 의원은 물론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 고건(高建) 서울시장까지 영입해 난관을 돌파하려 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측근들 중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반전(反轉) 카드를 준비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한편 자민련은 민주당 내분 사태가 정계개편 여건을 성숙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조부영(趙富英) 부총재는 “민주당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변화가 모색될 것이다”며 “권력구조 개편에 뜻을 같이 하는 정파들이 함께하게 된다면, 후보 문제는 추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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