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관권선거” “당원폭행” 막판 폭로전

  • 입력 2002년 6월 12일 18시 51분


˝밀어주세요˝ 사진=서영수기자,박경모기자
˝밀어주세요˝ 사진=서영수기자,박경모기자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은 지방선거 투표 전날인 12일에도 상대 당의 불법 부정선거 사례를 폭로하면서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민주당 진념(陳稔) 경기지사 후보의 저서인 ‘경제살리기 나라살리기’ 책자가 경기지역 모 은행 지점마다 8권씩 총 1700부가 일괄 배송되는 등 금융기관을 동원한 관권선거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은행 측은 “행원 및 고객 들에게 참고가 될 것이라 생각해 오래전에 배포계획을 세웠던 것이나 선거법상 문제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전량회수했다”고 해명했다.

배용수(裵庸壽) 부대변인은 “임창열(林昌烈) 현경기지사가 민주당 최고위원·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와 정당연설회에 참석한 것은 관권선거 의혹이 있는 만큼 선관위는 검찰 고발 또는 수사의뢰 등 엄중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전용원(田瑢源) 의원은 당사 기자실에서 “민주당 구리시장 후보와 시의원 후보 등이 시내 H아파트에 사람을 모아놓고 불법선거운동을 하는 현장을 적발해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관이 신고 사실을 이들에게 알려줘 피신케 했다”며 현장 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민주당〓김원길(金元吉)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9일 저녁 강원 인제군에서 불법선거 감시운동을 하던 우리 당 운동원과 자원봉사자가 한나라당의 괴청년 13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또 “한나라당 선거운동원들은 5일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후보의 불법명함을 돌리는 것을 문제삼는 시민들을 폭행했고, 9일에는 우리당 서울 강북구 선거사무원이 한나라당 강북구청장 후보측 운동원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박병윤(朴炳潤) 정책위의장은 “현대건설을 유동성 위기로 몰아넣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공적자금 투입에 대해 사죄를 하고 모 벤처회사의 1000억원대 금융비리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해명하라”고 주장했다.민주당은 또 이날 ‘한나라당 안상영(安相英) 부산시장 후보 성폭행 은폐사건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13일부터 부산에서 현지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쥐 박멸’ 공방〓민주당 한이헌(韓利憲) 부산시장후보측은 “한나라당 부산시지부장인 유흥수 의원이 11일 저녁 7시 영도중학교에서 열린 지구당 연설회에서 ‘6월 13일은 일제히 쥐를 잡듯이 민주당 후보를 단 한 명이라도 남김없이 몽땅 잡아야 한다. 한두 마리 남아 다시 새끼를 치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라고 연설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민영삼(閔泳三) 부대변인은 “우리 당을 ‘미친년 당’이라고 하더니 우리 당 후보들을 ‘쥐’로 비하하고 현 정부를 ‘빨갱이 정권’이라고 몰아붙이는 한나라당의 막말이 ‘막가파’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한나라당 부산시지부측은 “어린 시절 쥐잡기할 때 한집도 빠짐없이 쥐약을 놓아야 효과가 있듯이 한집도 빠짐없이 투표를 하자는 취지로 얘기를 했을 뿐 민주당 후보를 쥐에 비유한 적 없는데 발언 내용을 교묘하게 짜깁기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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