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기초의원 후보들[대전일보]

  • 입력 2002년 6월 5일 11시 26분


6·13 지방선거전이 중반전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기초의원(시·군·구의원) 후보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동네에서 일어나는 대소사를 직접 챙길수 있는 가장 밑뿌리 민주주의의 주역인 기초의원들이 공직선거법에 따라 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들보다 선거운동에서 각종 제약을 받고 있어 얼굴알리기 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관심도 또한 별로 없어 나홀로 뛰는 선거전이 외로울 수 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풀뿌리 자치의 근간인 기초의원들은 발로 뛰고 몸으로 때우는 일로 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정치 신인의 경우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선거운동에 애를 태우고 있다.

기초의원후보의 경우 정당공천 배제, 기호차별(가나다라순), 확성기 사용제한등에 따라 얼굴조차 제대로 알릴 기회마저 제약받고 있다.

대전 동구에 출마한 A후보는 "그동안 정당활동을 해왔으나 구의원의 경우 정당표방을 못하기 때문에 발로 뛰는 길 밖에는 선거운동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제적으로 모 정당의 내천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을 표시하지 못하고 있으나 정당연설회및 단체장과 광역의원후보 지원에는 `징발당하고 있다''고 털어 놨다.

서구의회 입성을 벼르는 B후보는 유세차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는 차량에 확성기를 설치해 놓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데 기초의원 후보는 핸드마이크만 사용하라 해서 육성으로 연설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선거운동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구의 C후보는 `가나다라…''순으로 돼 있는 후보기호에 불만을 표시했다. 현실적으로는 정당 소속은 물론 당의 내천에도 불구하고 같은 당 후보(단체장, 광역의원)와 상이한 기호 때문에 불이익이 온다는 것이다. 후보자들끼리 합의해 기호를 선정하려해도 규정상 추첨에 의해 배정받아야 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유권자들의 무관심속에 선거운동에 제한을 받다보니 후보들마다 몸으로 부딪치고 발품을 파는데 전력투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동구의 D후보는 "정당의 각종 심부름은 맡고 있으면서도 지원은 없고 제대로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적다"면서 "유권자들이 구의원하고 시의원은 같은 것 아니냐고 할 때 힘이 쏙 빠진다"고 밝혔다.

유성구의 E후보는 "동네 일을 맡을 후보인데도 불구하고 선거운동방향이 자연스럽게 학연, 지연, 혈연을 연결하고 이에 비중을 두고 당선되는데만 치중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뒤 "후보검증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전일보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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