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중반전 변수점검]"李 vs DJ" "李 vs 盧" 힘겨루기

  • 입력 2002년 6월 3일 19시 29분


6·13지방선거가 중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선거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는 몇 가지 변수들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각 정당은 이들 변수가 자당(自黨)에 유리하게 흘러가도록 하기 위해 선전전 심리전 비난전 등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선거구도 바꾸기〓한나라당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대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싸움으로, 민주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대 이회창 후보의 대결구도로 몰아가기 위해 치열한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

한나라당의 선거 핵심 구호인 ‘부패정권 심판’은 DJ와 노무현 후보를 등식화함으로써 ‘노풍’을 제압하려는 선거전략의 성격을 담고 있다. 이 후보가 노 후보의 격렬한 공세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DJ만 상대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반면 민주당은 노무현 대 이회창 구도를 전면에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노 후보는 2일 “이회창 후보가 자꾸 ‘김-창’ 구도로 끌고가려하는데 임기 몇 달 안남은 김 대통령을 건드리지 말고 ‘노-창’ 대결구도로 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노 후보가 최근 ‘양아치’ 발언까지 구사하며 이회창 후보를 강력히 비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선거구도가 어느쪽으로 흐르느냐에 따라 수도권 및 영남지역 선거의 풍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월드컵 한국전 향배〓4일로 예정된 대(對) 폴란드전과 10일 열리는 대 미국전의 승패는 선거분위기와 투표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물론 그 영향이 어느 당에 유리하게 전개될 것인지는 선뜻 예상하기 어렵다. 폴란드전에서 승리할 경우 전 국민의 관심은 월드컵의 열기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이 뻔하고 미국전까지 이겨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경우 국민적 축제 분위기로 민주당에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오히려 투표율의 저하를 초래, 역풍(逆風)이 불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반대로 16강 진출마저 좌절될 경우 ‘성난 민심’이 현 정권에 대한 불만과 맞물리면서 한나라당의 심판논리에 기름을 끼얹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텃밭’ 반란〓지역맹주들이 순회유세에 나섰지만 각 정당의 텃밭인 충청 영남 호남의 분위기는 전과 같지 않다.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권역별로 각각 10여곳 정도에서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울산 광주 충북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의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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