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후보 납세실적 이모저모

  • 입력 2002년 5월 30일 17시 22분


최근 3년간 재산세 종합토지세 소득세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대체로 재산이나 소득이 별로 없는 편이었다.

그러나 일부 '무납세' 후보들은 재산이 1억원 이상에 일정한 소득이 가능한 직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세금을 내지 않은 경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보가 중앙선관위가 집계한 자료를 토대로 기초단체장 후보 중 세금납부실적이 전혀 없는 48명의 재산신고액(직계비속 포함)을 분석한 결과 △3억원대 5명 △2억원대 3명 △1억원대 11명 등 1억원 이상이 19명이었다.

반면 1억원 미만은 14명, '재산 없음'이 3명, 채무상태 2명 등 가난한 후보도 22명이었다. 10명은 현직 광역 및 기초의원들로 '관보 게재했음'으로 대신해 재산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다.

일부 후보자는 중소기업 대표, 기업체 고문, 대학교수 등 안정된 직업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S후보는 재산이 3억9100만원에, 직업란에 기업 대표라고 기재했다. 또 충북지역에 무소속 출마한 또다른 S후보는 재산 3억9000만원에 직업은 대학강사라고 소개했다. 경남지역에 무소속 출마한 S후보도 중소업체 대표라고 밝혔으나 재산은 7766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전북지역에 출마한 H후보는 환경운동가(재산 1억3500만원), 역시 전북지역에 출마한 K후보는 시민단체 소속(재산 2820만원)이라고 밝히는 등 세금을 낼만한 재산이나 소득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납세실적이 없는 기초단체장 후보 중에는 노동운동가 출신이 많은 민주노동당 후보가 5명으로 상대적으로 많아 눈길을 끌었는데 이들은 재산이 기천만원대에 불과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울산 동구청장 선거에 나선 민주노동당의 이갑용(李甲用) 후보는 재산이 3300만원이라고 신고했고, 경기 평택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용한(金容漢) 후보는 1600만원, 구리시장 선거에 입후보한 백현종(白鉉宗) 후보는 100만원이라고 각각 밝혔다.

무납세 기초단체장 후보는 무소속이 28명으로 절반이 넘었고, 정당별로 △민주당 7명 △ 민주노동당 5명 △자민련 4명 △민국당 3명 △한나라당 1명 순이었다.

광역단체장 후보 중에는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사회당 소속의 안승천(安承千) 후보가 유일하게 납세실적이 없었는데, 안 후보는 재산이 '0'원, 직업은 현대자동차 하청노동자라고 밝혔다.

이밖에 경남지역의 기초의원 후보로 나선 M후보의 경우 재산이 103억8114만원이라고 신고했으나 세금납부실적은 없어 한때 선관위 관계자들을 경악케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재산내용을 파악한 결과 문 후보의 둘째아들이 대전에 95억원짜리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실제 문 후보 명의로 돼있는 재산은 주택 2채와 아파트 전세권 등 2억원 정도였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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