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총리 정쟁중단 3당방문

  • 입력 2002년 5월 20일 18시 34분


8개월만에 자민련 방문 - 박경모기자
8개월만에 자민련 방문 - 박경모기자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는 20일 월드컵 기간 중 정쟁(政爭) 중단을 공식 요청하기 위해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등 3당 당사를 직접 찾았다.

이 총리는 먼저 서울 마포구 신수동의 자민련 당사로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찾아갔다. 작년 9월 민주당과 자민련의 2여 공조 붕괴 직전까지 자신이 총재로 집무하던 곳이었다. 그는 “당사에는 얼마 만에 오는 것이냐”는 정상천(鄭相千) 부총재의 질문에 멋쩍은 표정으로 “내가 목이 다 쉬지 않았느냐. 나름대로 감회가 있다”고 답변했다.

JP는 인사말이 끝나자 기자들에게 “이제 그만 나가달라”며 비공개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 자리에 배석했던 유운영(柳云永) 수석부대변인은 “정쟁 중단 이야기 외에는 특별한 대화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JP는 이날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는 국민적 소망으로 정쟁이나 노동계 파업은 있을 수 없다”며 이 총리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민주당에서는 이 총리보다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더 정쟁 중단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리가 정쟁 중단뿐만 아니라 예보채 차환 발행 동의안 등 국회에 계류 중인 각종 민생 현안 처리를 당부하자, 한 대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정당의 정책협의회가 잘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어 “대통령 아들 구속과 관련해 당도 책임을 통감하고 내일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총리는 한나라당의 협조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이 총리가 한나라당사를 찾은 것은 2000년 1월 탈당 이후 처음.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이 총리가 바로 이 방에서 대표로 집무했었다. 친정에 오셨다”고 말하자 이 총리는 “테이블도 그대로이고, 의자도 그대로인데…”라고 말을 받았다. 하지만 이 총리가 ‘용건’을 꺼내자 서 대표는 정색을 하고 “비리의혹 규명은 정쟁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서 대표는 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TV 사과와 6·13 지방선거의 공정한 관리 등을 이 총리에게 주문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