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前총리 귀국…“정치 직접은 안할것”

  • 입력 2002년 5월 17일 18시 24분


박태준(朴泰俊·사진) 전 국무총리는 17일 최규선(崔圭善)씨 사건에 포스코 유상부(劉常夫) 회장 등 일부 간부들이 관련돼 물의를 빚은 데 대해 “포스코 34년 역사에 중대한 오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작년 7월 미국에서 폐 밑 물혹 제거 수술을 받고 미국과 일본에서 요양하다 이날 귀국한 박 전 총리는 인천공항에 환영 나온 황경로(黃慶老) 전 회장 등 포스코 전현직 임원들에게 “포스코 경영진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총리는 이어 “내가 25년 동안 (포스코에) 재직하며 외압과 청탁을 단절하느라 병이 다 들었는데, 창업자로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자기 철학대로 경영하면 공기업이든 민간기업이든 다 똑같은데, 권력줄이나 잡아보려고 엉뚱한 생각을 하니까 그렇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총리는 “경영진이 책임은 지지 않고 엉뚱한 짓을 하며 돌아다니고 있다”며 “(일본에 있는 나에게) 한국에 들어오지 말라, 일이 다 해결되면 들어오라는 신호를 어찌나 보내는지…. 상황을 이렇게 만들어 놓고 들어오지 말라니, 나쁜 ×들 아니냐”고 말했다.

박 전 총리는 또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직접 정치하는 것은 날아간 것 아니냐”면서도 “그러나 나라 정치가 어떻게 되느냐는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미래연합 박근혜(朴槿惠) 대표 등으로부터 면담 요청이 오면 만나겠느냐”는 물음에는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답했다.

박 전 총리는 이날 조영장(趙榮藏) 지대섭(池大燮) 전 의원 등 측근들과 함께 귀국했고, 조순용(趙淳容)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공항에 마중을 나왔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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