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촉각곤두 "청와대-여당 핵심실세 자금마련 지시 가능성"

  • 입력 2002년 5월 2일 18시 14분


2000년 총선 당시 엄익준(嚴翼駿·같은해 5월 사망) 국가정보원 국내담당 2차장에게 특수사업자금 마련’을 지시한 정치권 인사는 누구일까.

검찰은 2일 정성홍(丁聖弘·구속중) 전 국정원 경제과장의 이 부분 진술에 대해 “일관성이 없고 당시 상황과 불일치한 점이 많다”며 적극적으로 수사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으나, 정치권에서는 이 인사가 누구인지에 따라 ‘진승현 게이트’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여권 인사가 국정원 2차장에게 돈을 요구한 것이 사실이라면, 청와대나 민주당의 핵심실세일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당내에서는 당시 민주당 지도부를 동교동계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었던 만큼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 등 동교동계가 어떤 식으로든 관련됐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펄쩍 뛰었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이 끝난 뒤 2억원 정도가 전달됐다면 여권 핵심의 조직적 자금 조달로 보기는 어렵고, 엄 전 차장과의 개인적 인연이 있는 인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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