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권 신당 명분 있을까”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중부권 신당’의 현실화 가능성을 놓고 이를 적극 추진중인 자민련은 물론 민주당 내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가까운 충청권 및 국민신당 출신 의원들의 생각은 각양각색이다.

자민련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중부권 신당이 단순한 지역당이 아니라 중도보수를 내건 정당으로 불가능한 구상이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정우택(鄭宇澤) 정책위의장은 “이인제 의원을 포함한 중부권 의원들이 당장 JP와 손을 잡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결국 ‘가까이 있는 물’과 합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반면 민주당 내 충청권 의원들은 “합당이 안되면 신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신당 추진은 명분이 없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부권 신당에 대한 반응
의원	입 장
박병석	단순한 지역 차원을 넘어 중도개혁 노선을 지향하는 의원들이 뭉쳐야 한다.
송석찬	자민련과의합당공론화시도하겠다.이게어려우면중부권신당을검토해야한다.
전용학	자민련과의 합당이 필요하지만 신당 결성 및 이를 통한 이인제 의원의 대선 출마는 명분도 없고 현실적으로 어렵다. (생기더라도) 참여 안 한다.
송영진	여러 사람이 자민련과의 합당이 어려우면 신당 결성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생기면) 좀 지켜보자.
문석호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신당은 의미 없다. 참여할 뜻이 없다.
이인제	(중부권 신당 추진 보도에 대해) “일방적인 얘기를 듣고 쓰면 어떻게 하나”라고 말했다고 함.
홍재형	연락 안됨.
이원성	처음 듣는 얘기다. 중부권 신당으로는 힘이 없고 국민 지지도 받기 어렵다.
이용삼	연락 안됨.
이희규	지금 그런 얘기할 때가 아니다.
원유철	연락 안됨.

송석찬(宋錫贊) 송영진(宋榮珍) 의원은 “자민련과의 합당을 추진해보고 그게 어려우면 신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다른 충청권 의원들과 이희규(李熙圭)의원을 비롯한 국민신당 출신 의원들은 신당 추진을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전용학(田溶鶴) 의원은 “신당을 결성, 이인제 의원이 이번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경선이 끝난 뒤 이 의원을 지지했던 충청권 의원과 국민신당 출신 의원들의 소외감이 깊어져 차기 총선에서 활로가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해질 경우 신당을 추진하는 쪽으로 급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무현(盧武鉉) 후보측이 이날 중부권 신당에 대해 “현실성이 없고 명분도 없다”고 하면서도 “경선이 끝나면 충청권 의원들의 소외감을 달래줄 수 있는 조치가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한 것도 이를 의식해서다.

정동영(鄭東泳) 후보는 기자간담회에서 “이 의원이 중부권 신당을 만들면 경선에 불복하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이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잘라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