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범 前의원 "홍걸씨측서 먼저 합의제의"

  • 입력 2002년 4월 17일 18시 38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는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은 17일 일부 언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내가 요구한 것을 김홍걸(金弘傑) 측에서 모두 받아들여 손해배상금을 약정 받고 합의했던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 직후 전화를 자동응답 장치로 돌려놓고 더 이상의 접촉을 피했다.

-합의 경위는….

“홍걸씨 측이 지난해 4월 로스앤젤레스 오렌지카운티 법원으로부터 강제증언 명령을 받은 뒤 합의를 제의해 왔다. 나는 나에 대한 정치적 공격을 하지 않고 내 명예를 회복시키며 그동안 소송에 들어간 비용 등을 보상하는 조건으로 55만달러를 받기로 합의했다. 이밖에 또 다른 관련 소송의 손해배상 비용 11만달러도 받기로 했다.”

-그 후 합의가 깨졌는데….

“홍걸씨 측이 10만달러만 지급하고 나머지 돈은 지불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다시 계약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달 중으로 법원이 홍걸씨를 소환해 증언을 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돈을 받기로 하고 합의해준 이유는….

“손해배상청구소송 건은 사과를 하든지 손해배상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번 경우는) 합의를 해서 손해배상금을 약정 받은 것이다. (홍걸씨 측이) 변호사 비용과 행정비용, 기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정식으로 법원의 중재 절차를 거치면 되지 않나.

“한 번 법원에 나가 중재를 받으면 원고와 피고가 5000달러씩 내야 하는데 그걸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 합의하자고 나왔다. 내가 요구하는 것을 홍걸씨 측이 모두 받아들여 민사소송의 법리상 소송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합의 과정에 다른 이유는 없었나.

“그쪽에선 나에게 ‘합의를 안 하면 문제가 생긴다’며 은근히 협박하기도 했다. 또 나는 정치인이므로 귀국해 지구당도 관리해야 하는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합의하는 게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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