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아태재단은 現정권 판도라상자”

  • 입력 2002년 2월 21일 18시 51분


여야는 21일 아태재단 상임이사였던 이수동(李守東)씨가 지앤지(G&G) 그룹 이용호(李容湖) 회장 측에게서 5000만원을 받았다는 특검팀 수사결과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이씨가 과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를 요구했으나, 민주당과 아태재단 측은 재단과 무관한 일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97년 신한국당이 폭로한 DJ 비자금 계좌 명의자 중 이씨는 친인척을 제외한 유일한 측근이었으며, 93년 2월 이씨 명의 계좌에 1억2000만원과 9억2000만원이 각각 입금되는 등 DJ 비자금의 종합관리자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씨는 67년부터 김 대통령의 비서를 지내 ‘동교동의 영원한 집사’로 불렸으며, 김홍업(金弘業)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측근”이라며 “김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아태재단을 계속 운영할 뜻을 밝힌 바 있는데, 이제는 재단의 해체 문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아태재단이야말로 현 정권 판도라의 상자”라며 “이용호 게이트의 뿌리가 현 정권의 심층부라는 심증이 더욱 굳어지고 있으며, 이제 모든 의혹의 화살은 대통령 측근과 아태재단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수동씨 건은 권력 주변에 기생해 재미를 보려는 일부 몰지각하고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용호)로 인해 생긴 사건”이라며 “세금을 도둑질하고 안기부 예산을 빼돌린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아태재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나 이수동 전 이사가 수수했다는 자금은 재단과 전혀 무관하며, 앞으로 검찰에서 철저히 밝혀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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