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 파행]“증거대”“말조심해”맞고함-삿대질

  • 입력 2002년 2월 18일 18시 18분


민주당 송석찬(宋錫贊),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의 무차별 폭로성 발언으로 파행을 거듭한 18일 국회는 글자그대로 아수라장이었다.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과 욕설, 삿대질이 난무하자 “국회가 아니라 시장바닥”이라는 탄식이 터져 나왔고, 질문 내용과 관련해서도 여야는 서로 “증권가 루머집”이라는 비난을 주고받았다.

▽홍준표 의원 발언〓홍 의원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와 관련된 폭로를 계속하자 민주당 의석에서는 “증거를 대라”는 등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는 “증권가에서 나도는 얘기”라고 거세게 항의했고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허위사실 유포하지 마”라고 여러 차례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한나라당 윤두환(尹斗煥) 의원은 “떠드는 사람은 전부 비리의혹 12인방이야”라고 맞받았다.

▽송석찬 의원 발언〓송 의원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장남과 관련된 질문서를 낭독해 나가자 한나라당 의석에서는 “너 인마 말조심해”라는 등 비난이 쏟아졌고, 급기야 윤두환 의원 등이 단상으로 몰려나가 송 의원을 밀치고 원고를 빼앗았다.

이어 김무성(金武星)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송 의원을 단상 아래로 밀어내자, 윤철상(尹鐵相)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도 단상으로 나가 송 의원을 엄호했다.

결국 송 의원이 다시 원고를 읽어 내려가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퇴장했다.

▽성토장된 의총장〓이회창 총재는 긴급 소집된 당3역회의에서 송 의원의 발언에 대해 “수준이 그래서 문제야…”라고 개탄했고, 이어 소집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송 의원에 대해 ‘×새끼’ 등의 폭언까지 나왔다.

민주당 의원총회도 흥분의 도가니였다. 정균환(鄭均桓) 의원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은 가족들까지 난도질해놓고, 야당 총재를 좀 욕했다고 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깡패짓”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상수 총무는 “한나라당의 사과 없이 본회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이날 본회의는 오후 6시경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산회했다. 한나라당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민주당이 참석하든 말든 19일의 대정부질문은 예정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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