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무차별 폭로戰 파행

  • 입력 2002년 2월 18일 17시 59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18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서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가족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무차별 폭로전을 벌였다. 이에 따라 국회는 이날 정회소동 끝에 산회하는 등 파행을 빚었다.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 의원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한미은행 지점과 교포은행인 중앙은행 등에 김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와 김 대통령의 전처 동생 차창식(車昌植), 재미 사업가 조풍언(趙豊彦)씨 등의 명의로 60만달러에서 수백만달러가 입금되어 있다고 한다”며 수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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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의원은 또 “조씨가 미국에 있는 홍걸씨에게 정기적으로 거액의 생활비를 제공하고 있고, 홍걸씨는 아무 수입도 없으면서 로스앤젤레스의 100만달러짜리 호화 저택에 살면서 월 8700만원의 생활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송석찬(宋錫贊) 의원은 “이회창 총재의 장남이 2000년 8월 재벌 2세들과 함께 모 제약회사의 주가조작을 공모해 200억원의 차익을 얻고, 전환사채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해 400억원을 챙겼다”며 이 총재의 정계은퇴를 요구했다.

그는 또 “이 총재의 장남은 아버지가 집권하면 뒤를 봐준다는 약속 아래 재벌 2세들로부터 수백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아 이 총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한 뒤, 이 총재 부친의 친일 및 용공 의혹 등을 잇달아 제기했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송 의원의 발언 도중 단상에 올라 그를 밀치며 질문 중단을 요구했으나, 송 의원이 발언을 계속하자 의원 전원이 집단 퇴장했다.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양당 총무 회담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오후 6시경 산회를 선포했다.

한편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모 제약회사 관계자는 “작년에 사정당국의 조사결과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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