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美국가안보보좌관 "北 대화 불응땐 여러 조치"

  • 입력 2002년 2월 15일 19시 04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4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한국 중국 일본 순방에 앞서 한반도 문제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햇볕정책과 미국의 북한에 대한 ‘악의 축’ 규정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

“부시 대통령의 발언은 비밀스럽고 억압적이며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려는 북한정권의 본질을 지적한 것이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북한을 개방시키고, 북한이 나쁜 행동을 중단하고 서울과 화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이는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우리는 북한정권의 진실을 정확히 말하면서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다.”

-미국이 대북 강경정책을 취하는 것은 포용정책의 성과가 없는 것에 좌절했기 때문인가.

“부시 대통령은 처음부터 북한정권의 본질을 알고 있었다. 그는 대북정책 검토를 마친 뒤 북한의 미사일 확산, 핵 프로그램 및 한반도 긴장완화 방안 등 포괄적 의제에 관해 북한과 대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우리는 공이 북한측 코트에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미사일을 수출하는 국가는 어디인가. 테러조직에 관련됐다는 증거는 있나.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겠다. 북한은 탄도미사일에 관해 요란한 상품선전 전단을 갖고 돌아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파키스탄에도 미사일을 수출했는가.“북한은 미사일을 사겠다는 측이 누구든 개의치 않는다.”

-북한은 미국의 전직 대통령급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는데….

“우리는 외부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북한이 ‘악의 축’인 근거는 무엇인가.

“북한은 억압적이고 폐쇄적인 정권으로 대량살상무기를 획득하기 위해 집요하게 노력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관련 기술을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취할 조치는….

“북한은 제네바 기본합의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 이행 등 우리와 대화해야 할 현안이 많으나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의 하나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전 세계에 확산시키지 못하도록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많은 한국인들은 부시 대통령의 대북 발언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이산가족을 상봉시키려는 한국의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우리는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 한반도 평화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북한의 선의 때문이 아니라 굳건한 한미동맹 때문이다. 한반도의 화해와 진전은 그 위에서만 가능하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 방문을 통해 이를 재확인할 것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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