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통일 "北 벼랑끝 전략 자제분위기"

  • 입력 2002년 2월 7일 19시 04분


북한은 이번에도 미국의 압력에 강경대응 자세로 맞설까.

6일 열렸던 민주당과 통일부 및 외교부의 고위 당정협의에서는 최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시찰 등을 둘러싸고 북한의 강경대응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참석한 정부관계자들은 북한이 최근 미국의 압박전략에 대해 자존심을 살리기 위한 체면치레용 발언을 제외하고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세현(丁世鉉) 통일부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시찰은 주민결속을 다지는 측면이 있다”며 “과거에는 핵동결을 풀겠다며 벼량끝전략을 구사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이런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전했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에 대해 ‘제네바합의에 따른 경수로 완공을 2003년까지 못할 경우 핵동결을 풀 것’이라고 위협해왔다. 따라서 현재 북한이 ‘핵동결’에 대한 언급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은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를 감지하고 신중하게 대처하려는 북한 지도부의 자세를 반영한 것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김 국방위원장의 군부대 방문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북한이 미국에 대한 구체적 대응방법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올 들어 가진 7차례의 공식활동 중 5회가 군부대 방문 및 군관련 행사에 집중될 만큼 군부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회의에서 “북한이 말로는 ‘미국의 침략야욕’ 운운하며 비난하지만, 미국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은 안 하고 있다”며 “(문맥상)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암시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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