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北미사일' 알았나 몰랐나

  • 입력 2002년 2월 7일 17시 58분


주미대사 급거 귀임
주미대사 급거 귀임
미국 정부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및 판매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과연 우리측에 전달했을까.

7일 워싱턴으로 귀임한 양성철(梁性喆) 주미대사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정보당국 간의 협조는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으로부터 북한의 WMD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전달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그러나 양 대사는 “받았느냐, 못 받았느냐”고 재차 묻자 “공개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해 뭔가 새로운 정보를 받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5일에도 “미국은 북한의 WMD 개발 배치 판매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외교가에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북한이 미사일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한 만큼 미 정보당국에 북한의 무기 수출과 관련된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만약 미 정보당국이 우리에게 정보를 전달했다면 북한이 이란을 비롯한 중동지역에 미사일 부품을 수출한 것과 관련이 있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일부에선 미국이 현재 가장 경계하고 있는 북한의 생화학무기에 관한 정보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외교통상부의 한 관리는 “양 대사의 말은 양국간 통상적인 정보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 정도로만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형식적인 정보 교류는 이뤄지지만 민감한 정보는 미국이 절대 우리에게 주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도 “한미 간에는 국방정보 교류회의를 매년 2차례 개최하지만 대체로 언론 등을 통해 외부에 공개된 것만을 논의하지 미국으로부터 특별히 새로운 정보를 받는 것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통상적인 자료를 교환하는 수준에서 공동으로 분석보고서를 작성하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이 관계자의 얘기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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