陳부총리 "한반도 긴장고조땐 한국경제 손실"

  • 입력 2002년 2월 6일 22시 11분


진념(陳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적시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한국경제가 손실을 입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투자자들이 떠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 부총리는 6일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이같이 밝히고 “부시 대통령이 20일 서울을 방문할 때 북한에 대해 ‘보다 생산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진 부총리의 이날 발언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대해 국내 고위 공직자가 정면으로 비판적 견해를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한국인들의 반감(反感) 때문에 인기가 떨어지던 햇볕정책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갈등이 임박했다는 전망을 부인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햇볕정책과 관련해 진 부총리는 “햇볕정책의 도입으로 한국은 4년간 안정이라는 ‘평화배당금(peace dividend)’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년간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액은 500억달러가 넘어 경제개발을 시작한 이래 전체 투자액 240억달러의 배를 넘겼다”면서 “외국인의 투자 급증은 한국경제의 세계화와 함께 북한의 위협이 줄어 한국이 더욱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중현 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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