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특별수사검찰청 중립성 의문"

  • 입력 2002년 1월 15일 19시 04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밝힌 특별수사검찰청 신설을 둘러싼 논란이찬반논쟁 차원을 넘어 정치공방으로 비화하고 있다. 곧 임명될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여부를 놓고도 여야는 15일 날카롭게 각을 세웠다.

한나라당은 “김 대통령이 양대 선거 공정 관리와 인사 탕평을 약속한 만큼 내각을 전면 개편해 국정에 매진할 수 있도록 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특별수사검찰청 신설〓한나라당 오세훈(吳世勳) 의원은 “대검 중수부나 특수부를 특별수사검찰청으로 격상시킨다 해도 사실상 검찰총장의 지휘감독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불신을 받아온 지금의 검찰이 별도 기구를 만든다고 해서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특별수사검찰청이 별도의 인사권과 예산권을 갖고 청장 임기가 보장되는 독립기구이므로 중립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특별수사검찰청이 옥상옥(屋上屋)이라면 야당이 주장하는 특별검사 상설화는 옥상옥이 아니냐”고 되묻고 “야당의 주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검찰총장 인사청문회〓한나라당은 검찰총장을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국회법이 개정될 때까지 필요하다면 대검차장이 총장직무를 대행하도록 하자는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민주당이 법 개정을 위한 시간적인 문제점을 들어 신임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기피하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며 “인사청문회법은 민주당이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서두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법 개정의 방향은 다음달 임시국회 때나 돼야 잡히는데 그때까지 검찰총장을 공석으로 둘 수 없다며 신임 검찰총장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를 반대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새로운 법을 만들 경우 소급적용하지 못한다는 법의 기본원리를 야당이 무시하려는 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중권(金重權) 상임고문은 “법사위에서 운영의 묘를 살린다면 법 개정 전이라도 사실상의 인사청문회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주목된다.

김정훈 기자 jnghn@donga.com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