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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24일 18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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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망〓물론 이날 분리법안이 복지위를 통과하긴 했지만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는 만큼 아직 재정분리를 기정 사실화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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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위와 달리 법사위의 의석 비율은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이 ‘7 대 7 대 1’로 돼 있어 자민련이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민련 김학원(金學元) 원내총무는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법사위로 넘어온 뒤 구체적 태도를 취하겠다”며 명확한 태도 표명을 유보했다.
한나라당으로서도 일단 건보재정 분리를 강행하긴 했지만 ‘역풍’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건보재정 문제는 통합이냐 분리냐를 놓고 민주노총 건강연대와 한국노총 등이 서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 이재오(李在五) 원내총무는 “올해 본회의 처리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 이상수(李相洙) 원내총무가 “좀 더 지켜보자”고 말한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민주당 의원들은 “(분리법안 강행 처리가)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불행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강행 처리〓복지위 전체회의에 앞서 한나라당은 ‘재정 분리’ 당론에 반대해 온 김홍신(金洪信) 의원을 박혁규(朴赫圭) 의원으로 전격 교체했다. 이재오 총무는 “일부 의원의 눈치를 보며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며 김 의원 교체 이유를 밝혔다.
이 총무는 그러면서도 복지위 소속 자당(自黨) 의원들에게 “재정 통합을 2년 유예하는 선에서 여당과 합의를 이끌어내면 좋겠다”고 제안했으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분위기였다.
윤여준(尹汝雋)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은 우리를 거수기라고 한다는데 우리 모두는 분리밖에는 길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김 의원과 같이 상임위 활동을 할 수 없다”고 김 의원을 배척하기도 했다.
김 의원도 끝까지 저항했다. 그는 “국민에게 혼란을 줘서는 안되는데…”라며 “우리 당이 집권하길 간절히 소망하지만 이런 식으로 집권할 수 있을까. 또 집권을 하더라도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오후 3시에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불참을 통보했다. 이들은 “이 총재가 재정 통합이 소신이라고 말해 놓고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성토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