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말라리아 재발…30만여명 감염

  • 입력 2001년 11월 21일 00시 10분


북한 주민들은 기근 속에서 말라리아 등 질병에 시달리고 있으나 의약품이 부족하고 겨울이 시작되고 있어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그로 할렘 브룬틀란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0일 밝혔다.

사흘간 북한을 방문하고 이날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브룬틀란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서는 전국적으로 보건의료 상황이 악화되면서 1997년에 사라졌던 말라리아가 재발해 30만여명이 감염됐으며 결핵과 영양부족에 시달리는 주민도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병원은 필수 의약품이 태부족인 것은 물론 영하의 기온에도 난방이 되지 않았고 전기 부족으로 천장의 전등은 대부분 전구가 없는 상태”라며 “북한의 보건의료 체계는 사실상 붕괴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 관리들에게 국내총생산(GDP)의 3%에 불과한 보건의료 체계에 대한 예산을 늘릴 것을 촉구했지만 구체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며 “WHO는 내주 중에 북한을 긴급 지원하기 위한 800만달러 모금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보건의료 분야 예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프리카는 물론 세계 최빈국인 방글라데시의 3.8%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북한 국방예산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그는 한국을 방문해 21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다.<베이징AFP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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