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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1월 18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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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측이 약속한 육로관광과 관광특구 지정 등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데다 북측의 일방적 요구로 현재 금강산 관광사업은 좌초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단 50년을 허문다는 민족사적 의미 때문에 전 국민의 관심을 모으며 출발한 이 사업은 3년이 지난 현재 현대상선과 현대아산에 엄청난 적자를 안겨주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98년 11월18일 현대상선이 말레이시아 스타크루즈사의 고급 유람선인 금강호와 봉래호를 빌려 금강호를 동해항에서 출항시킴으로써 역사적인 금강산 관광사업은 시작됐다. 곧이어 봉래호가 취항하고 99년 5월 풍악호, 지난해 10월 쾌속선 설봉호까지 가세해 뱃길을 이용한 금강산 관광은 절정을 맞았다.
그러나 관광객 수는 당초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현대상선은 당초 연간 5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었으나 3년을 모두 합해도 50만명을 모집하지 못했다. 지난달 말까지 금강산 관광객은 42만3138명에 불과했다.
현대상선은 결국 6월 말 1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채 금강산 관광사업을 포기했으며 모든 권리는 자본잠식 상태인 현대아산으로 넘어갔다.
이후 한국관광공사가 새로운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다소 활기를 되찾는 듯했으나 관광객이 계속 줄어드는 데다 육로관광 실시 및 관광특구 지정 등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아 또 다시 어려운 국면을 맞았다.
금강산 관광사업을 위해 99년 2월 설립된 현대아산은 현재 자본금 4500억원을 모두 소진한 채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으며 10월분 대북지불금 44만8300달러(약 5억7000만원)조차 송금하지 못했다. 9월말 현재 금강산 관광사업에 투자한 돈은 약 9100억원이고 손실액은 금융비용 등을 제외하고 약 6000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강산 관광사업의 성패는 육로관광 실시 및 관광특구 지정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수익성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해상을 통해서만 왕래할 수 있고 관광객의 유흥거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관광공사가 연말까지 지원키로 한 900억원 중 미투입된 450억원을 투입한다 해도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대아산은 수익성 보장을 위한 면세점 및 카지노 승인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으나 이것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금강산〓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