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공방 가열] 野 "신건-신승남 탄핵"

  • 입력 2001년 11월 18일 18시 26분


여야는 주말에도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과 신건(辛建) 국가정보원장의 사퇴 및 이들에 대한 탄핵 여부를 둘러싸고 공방을 계속했다.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과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18일 “국정원이 불법(행위)자들과 연루돼 사회 혼란을 일으키고 관련된 간부도 한둘이 아닌 만큼 국정원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정현준, 진승현, 이용호 등 ‘3대 게이트’ 모두 신 총장이 대검차장으로 있을 때 수사를 지휘했던 사건들이므로 신 총장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시중에는 3대 게이트가 여권의 내년도 대선자금 조성용이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김은성, 김형윤, 정성홍씨 등 국정원 간부들은 중간 연결고리에 불과할 뿐이므로 거대한 몸통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신 원장과 신 총장에 대한 탄핵소추 여부를 둘러싼 한나라당 내 기류는 강온론이 엇갈리고 있는 상태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6일 당 3역으로부터 신 총장 탄핵안 준비 상황을 보고 받은 자리에서 “신중히 하라”며 만류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무리하게 강공을 하다 ‘역풍’을 맞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내에서 탄핵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신 원장과 신 총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권 대변인이 “아직 당에서 공식적으로 (두 사람에 대한) 탄핵소추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았으나, 그냥 놓아두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은 의혹사건 진상규명과 야당의 정략적 정치공세는 철저히 구분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검찰이나 국정원의 난맥상에 대한 책임을 가려 책임 있는 사람은 문책하고 조직을 쇄신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야당의 사퇴 요구나 탄핵 주장은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검찰 등을 길들이겠다는 정략적인 차원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으므로 이러한 정치공세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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