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씨 외유' 심야 충격 ＂몸으로 막겠다＂ 결전의지

쇄신파들의 집중공격을 맞받아쳐 반격에 나설 기세이던 민주당 동교동계는 6일 밤 늦게 퍼진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의 장기외유설에 당혹감을 금치 못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그럴 리가 없다” “대통령이 권 전 최고위원을 그렇게 대할 분이 아니다”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미 쇄신파동 속에서 동교동계가 단일대오를 형성해온 것만은 아니었다. 동교동계 일각에서는 권 전 최고위원과 박지원(朴智元)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의 ‘희생’을 전제로 쇄신파들에 대해 강력 대처해야 한다는 상황론도 그동안 물밑에서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동교동계의 한 인사는 “그 분들이야 억장이 무너지겠지만 대통령이 주도권을 쥐고 쇄신파들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교동계의 저항도 아직은 만만치 않다. 동교동계 소속인 중앙당 부위원장 등 중하위 당직자 60여명이 6일 쇄신파들의 주장을 ‘항명(抗命)’으로 규정하면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장엄한 과거의 역사를 부인하는 무리들이 당 내외에서 세상을 소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쇄신파들을 격렬히 비난했다.

권 전 최고위원측 핵심인사들도 외유가능성을 부인하며 결전의지를 다졌다. 권 전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그 분이 외국으로 간다고 결심한다 해도 절대 보낼 수 없다”며 “내가 앞장서 몸으로라도 막을 것”이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권 전 최고위원이 외유를 최종 결심하더라도 동교동계와 쇄신파간의 반목의 골이 한층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