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강창희의원 野입당선언 파장]정치권 구도변화 신호탄

  • 입력 2001년 10월 18일 18시 54분


한국신당 대표인 김용환(金龍煥) 의원과 무소속 강창희(姜昌熙)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은 여야 3당의 역학관계뿐만 아니라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둔 정국구도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우선 당장 내주 초 두 의원이 입당하면 한나라당 의석은 131석에서 133석으로 늘어난다. 이는 재·보궐선거가 진행 중인 3곳을 제외한 국회 재적(270석)의 과반 의석인 136석에 3석 적은 규모. 여기에 자민련의 15석을 합하면 범 야권 의석이 148석이 돼 민주당과 민국당의 120석을 28석이나 웃돌게 돼 야당 우세의 의회운영 구도가 더욱 공고해지는 셈이다.

이들의 입당이 곧 본격국면에 접어들 대선구도에 미칠 파장 또한 관심사다. 내년 대선에서도 사실상 ‘캐스팅 보트’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충청권의 주도권 쟁탈전이 이들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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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두 의원이 모두 충청권에서 ‘자기 목소리’를 가진 정치인들이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충청권 공략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은 쉽게 예상된다. 실제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충청권에 관한 한 두 의원에게 사실상의 전권(全權)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한나라당 안팎의 분석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두 의원은 자민련의 충청권 의원 영입 작업에도 앞장설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한나라당 측에서는 내부적으로 대선에 앞서 충청권을 텃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구상을 다듬어 왔던 게 사실이며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도와달라는 자민련측의 암묵적 요청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물론 예상보다 빠른 이들 두 의원의 행보에는 최근 ‘JP-YS 연대’ 움직임 등으로 곤경에 처한 이 총재측의 요청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JP와 YS의 ‘반(反) 김대중(金大中), 비(非) 이회창’ 연대 구축 작업이 본격화될 경우 자신들의 존재감도 약화될지 모른다는 판단이 맞아떨어졌다는 게 주변의 풀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 내 일각에서 거론되던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연대 구상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DJP공조 파괴 이후 시동이 걸린 충청권을 향한 각정파의 ‘각개약진’의 신호총성이 울렸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김, 강 의원에게 각각 총재급과 부총재급 당직을 보임해 예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의원은 이 총재가 맡고 있던 국가혁신위 위원장, 강 의원은 임명직 부총재를 맡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송인수·박성원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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