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고이즈미총리 15일 방한…양국 발표

  • 입력 2001년 10월 4일 18시 02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사진) 일본 총리가 15일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한일 양국 정부가 4일 오후 공동 발표했다.

오홍근(吳弘根)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이날 “고이즈미 총리가 15일 하루 일정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해 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 수석비서관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최근 양국간에 문제가 돼온 역사인식 문제와 관련해 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일본 총리 담화’와 98년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등에서 표명된 일본측의 과거 역사인식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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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측은 무라야마 전 총리가 95년 8월 15일 발표한 담화와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총리가 98년 10월 8일 김 대통령과 공동으로 발표한 한일파트너십 공동선언에서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 등에게 다대한 고통을 주었음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표시했었다.

이어 오 수석비서관은 “김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와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및 ‘한일 국민교류의 해’의 성공을 위한 협력 방안과 테러 문제, 대북정책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당국자는 “그동안 일본측은 고이즈미 총리의 친서 등을 통해 역사 문제에 대해 (정상회담을 통해) 나름대로 진전된 입장을 표명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며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다른 분야의 한일 관계는 가급적 복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점에서 일본측의 정상회담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역사교사서 왜곡 및 신사참배 등의 문제에 대한 일본측의 납득할 만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며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혀 왔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8일 중국을 방문해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중일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중국과 일본 정부가 이날 동시에 발표했다.

▼野 “수락배경 해명해야”▼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4일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방한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정부는 국민정서를 무시한 채 갑자기 고이즈미 총리의 방한을 수락한 데 대해 상세히 해명해야 한다”면서 “만약 방한 이후에도 국민을 실망시키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모든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민련 변웅전(邊雄田)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역사교과서를 왜곡하고 40여년간 우리 민족을 괴롭혔던 망자(亡者)들이 묻혀 있는 신사를 참배해 우리 국민을 분노케 한 당사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한다는 현실에 국민은 의아해 하고 있다”면서 “환영보다는 착잡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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