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JP무슨말 나눴나]'反DJ-非이회창' 깊은 교감 있은 듯

  • 입력 2001년 9월 24일 23시 02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24일 만찬회동은 DJP공조 붕괴 이후 정치권 변화와 내년 대선 정국을 앞두고 영향력 극대화를 노리는 두 사람이 상호협력 가능성을 깊이 있게 타진한 첫 만남이었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2시간여에 걸친 회동 직후 두 사람은 흡족한 표정으로 나란히 만찬장을 나섰다. YS는 특히 “아주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YS는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과 자민련 변웅전(邊雄田) 대변인을 불러 회동 내용을 구술하면서도 “정말 깊이 있는 얘기를 많이 나눴고 발표한 것 이상 얘기도 많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내년 대선 정국은 물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측 관계자들은 두 사람이 ‘반(反) DJ, 비(非) 이회창’ 노선에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추측했다. 두 사람은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정부 여당은 물론 야당마저 ‘대북 퍼주기’에 나서 김정일(金正日) 눈치보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한나라당까지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또 “공산화만은 막아야 한다”며 “포용정책이 아니라 주권포기 행위가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합의문을 통해 ‘불의한 정치 풍토 쇄신’을 요구한 것은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의 내각 잔류와 이를 권유한 DJ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회동 직전 JP는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람은 왔다갔다하지만 계절은 정직하다”고 말을 꺼냈고 YS는 “어느 사람이 (임기가) 시작된 것 같더니 벌써 끝나고 있다”고 말을 받았다. 김 대통령에 관한 말이 분명했다. 자민련 이양희(李良熙) 사무총장은 “7개월 만에 두 분이 처음 만난 것은 앞으로 많은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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