愼총장 동생 이용호씨로부터 6666만원 받았다

  • 입력 2001년 9월 19일 19시 03분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의 친동생이 600억원대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지앤지(G&G) 회장 이용호(李容湖·43)씨에게서 스카우트 비용 등의 명목으로 올해 6666만원을 받았다고 신 총장 스스로 19일 밝혔다.

신 총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동생(신승환)이 이씨 회사에서 두 달치 월급명목으로 1666만원을 받고 별도로 5000만원을 통장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동생이 5000만원을 받은 이유에 대해 “이씨는 스카우트 비용이라고 얘기하고 동생은 나에게 이씨를 소개시켜준 양모씨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 총장은 최근 자신의 동생을 둘러싸고 이씨와의 커넥션 의혹이 제기되자 16일 동생을 직접 불러 이씨와의 돈거래 관계를 추궁해 이런 내용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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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총장은 그동안 동생이 이씨에게서 회사 사장 자리를 제의 받았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해왔다.

신 총장은 “동생이 이씨 회사 사장 명함을 갖고 다닌 것 같고 사무실에도 몇 번 나가 이씨와 만난 일이 있었다”며 “월급은 올 7월5일, 8월5일 두 차례에 걸쳐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 총장의 동생이 이씨 회사의 계열사 사장직과 함께 거액을 받은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이 돈의 성격 등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 총장은 “동생은 원래 해상운송 중개업 회사를 운영했는데 부도가 나 신용불량 상태에 있었으며 금융 전문가는 아니어서 이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들어가는 데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신 총장은 “동생과 이씨를 연결시켜준 양씨는 먼 친척(고종사촌 매부의 동생)인데 평소 별다른 교류는 없었으나 이씨와 가깝게 지내 왔고 돈 거래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자신의 책임 문제와 관련해 “나는 사전에 아무 것도 몰랐다”며 “아버지도 아들을 마음대로 못 다스리는 마당에 나는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씨의 검찰 내 비호의혹사건을 조사중인 대검 감찰부(황선태·黃善泰 검사장)는 지난해 이씨의 횡령혐의에 대한 진정사건 수사라인 중 평검사 2명을 18일 소환 조사한데 이어 이날 당시 서울지검 특수2부장이었던 이덕선(李德善) 현 군산지청장과 변모, 윤모 검사 등 3명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 지청장을 상대로 당시 이씨를 긴급 체포한 뒤 석방하고 불입건 처리하게 된 경위와 이 과정에서 검찰 상부나 외부 인사로부터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이 지청장이 당시 특수2부장으로서 국가정보원 김형윤 전 경제단장의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확인을 하지 않았던 점에 비춰 상부에서 압력이나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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