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통외통위 "햇볕정책이 그림자정책 전락"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35분


10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통일부 국감에서 금강산관광사업의 현실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고, 금강산관광사업 지속 여부를 둘러싼 공방은 대북 햇볕정책의 성패에 대한 공방으로 이어졌다.

김용갑(金容甲·한나라당) 의원은 “금강산관광은 육로관광이 성사된다고 해도 또 다른 형태의 달러 퍼붓기에 지나지 않고 전혀 수익성이 없어 중단해야 한다”며 “이는 김정일(金正日) 정권에 바치는 달러의 제단(祭壇)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북 ‘퍼주기’에 목을 거는 현정부의 햇볕정책은 실패했다”며 “햇볕정책이 국민에게 그림자를 드리우는 ‘그림자 정책’이 되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유흥수(柳興洙) 의원은 “북한의 연도별 무기수입이 92년 5400만달러에서 사회주의권이 붕괴된 이후인 93년 200만, 94년 460만, 95년 670만달러 등으로 줄어들었으나 대북 화해정책이 시작된 98년부터 5000만달러, 99년 7000만달러, 2000년 1억달러로 각각 늘었다”며 “이는 금강산관광 대가가 북한의 국방력 증가에 쓰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남북경협의 제도적 보완을 통한 지속적인 햇볕정책을 주문했다.

민주당 문희상(文喜相)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관광사업은 특성상 초기투자비용이 막대하지만 거액을 투자하는 이유는 경제 사회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라며 “금강산관광사업은 남북 교류와 협력의 지속이라는 차원에서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낙연(李洛淵·민주당) 의원은 “오늘 이 시점까지 국내외의 지지를 받는 햇볕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따지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햇볕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대북강경정책 반세기의 고통을 망각하고,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인내력 부족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임채정(林采正) 의원은 “남북대화가 3월 이후 소강상태에 빠지면서 대북포용정책 흔들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대북관이 무엇인지도 짚어야 한다”고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통일부 국감은 신임 홍순영(洪淳瑛) 장관이 아직 중국에서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김형기(金炯基) 차관을 상대로 진행된 탓인지 다소 맥이 빠진 모습이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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