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세무조사-햇볕정책 뜨거운 공방예고

  • 입력 2001년 9월 9일 18시 40분


‘1여 2야’의 여소야대 구도에서 10일부터 진행되는 올해 국정감사는 상임위별로 쟁점 현안을 놓고 벌어질 치열한 공방과 함께 한나라당과 자민련과의 ‘관계’, 그리고 이에 대한 민주당의 대처가 주된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햇볕정책과 언론사 세무조사 등에 대한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공세를 정부와 민주당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막아낼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벌써 △백화점식 감사가 아닌 핵심 이슈 집중 추궁 △대안 제시 △피감기관의 향응 거절 등을 국감 수행 3대 원칙으로 내걸고 김대중 정부의 실정과 비정을 철저히 파헤칠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이를 위해 일요일인 9일 오전 국회에 나와 2시간여 동안 의원회관내 당 소속 의원들의 사무실을 일일이 돌며 격려했다.

자민련은 당의 보수 정체성을 토대로 ‘야당성’을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다음은 주요 상임위별 예상 쟁점.

▽법제사법위〓‘8·15 통일축전 방북단’, ‘탈세 언론사 고발 사건 수사’, ‘불법 도·감청 문제’ 등이 주요 쟁점이다. 통일축전 방북단의 돌출 행동 파문과 관련해 주요 방북단원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언론사 세금추징사건은 형평성 문제가 쟁점.

▽정무위〓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해 현대 계열사를 상대로 한 특혜지원 및 정경유착 의혹이 핫이슈다. 공적자금 회수대책, 대우자동차 매각 문제 등 민감한 사안도 재론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언론사 부당내부거래 조사의 정치적 배경도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10일 국무총리비서실에 대한 국감에서는 이한동(李漢東) 총리의 직접 출석을 요구키로 했다.

▽재경위〓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 경기회복 대책, 국가 채무 등 굵직굵직한 현안들이 놓여 있다. 한나라당은 국세청 감사에서 언론사 현장조사팀장 23명을 증인으로 추가 요구할 예정인 데다 자민련도 이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의 감세 추진과 관련해 경기진작 효과 여부와 추가적인 세금 경감 여지 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회 상임위별 국정감사 예상 이슈

법사위

·검찰의 언론사 수사 공정성 문제

·인천공항 유휴지개발 특혜의혹사건

통일외교통상위

·8·15 평양축전 방북단 사건

·금강산 관광사업

국방위

·황장엽씨 방미 문제

·북한선박의 NLL 및 영해침범문제

행정자치위

·인사난맥 및 편중인사

·지방재정 부실화 문제

정무위

·공정위의 신문고시 부활문제

·현대사태와 금융시장 안정문제

재정경제위

·국세청의 언론사 세무조사

·공적자금 상환대책

과학기술

정보통신위

·이동전화 등 도·감청 문제

·IMT-2000사업 및 통신시장 재편문제

산업자원위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대북전력지원문제

농림해양수산위

·2001년 추곡수매 및 쌀 재고 문제

·남쿠릴열도 꽁치어업 입어문제

건설교통위

·인천공항 유휴지개발 특혜의혹 사건

·항공안전위험국 판정 대책

교육위

·공교육 붕괴 및 사립학교법 개정문제

·자립형 사립고교 및 중학교 의무교육

문화관광위

·언론사 세무조사 관련

·방송보도의 편파시비

보건복지위

·건강보험재정파탄 및 의약분업

·국민연금 재정안정 대책

환경노동위

·수돗물 안전문제

·주5일근무제 도입

▽통일외교통상위〓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 추진 등 햇볕정책 공방으로 이번 국감에서 여야의 최대 대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로 백중세를 이뤄온 햇볕정책 힘 겨루기가 DJP 공조파기로 어떻게 판명날지 관심사다.

▽국방위〓6월의 북한 상선 영해 침범 사건 당시 우리 군의 대응 문제, 차세대전투기(FX) 사업 등 대규모 무기획득사업의 투명성 등이 쟁점이다. 93년 이래 처음으로 국군기무사령부를 상대로 한 국감이 실시된다.

▽문화관광위〓국감 이후로 미뤄진 언론 국정조사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문화관광부와 국정홍보처, 방송위원회 등에 대한 국감에서 언론사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 공정보도 등에 대한 여야간 밀고당기기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은 방송의 중립성을 새 쟁점 항목으로 추가했다. 한나라당은 10일의 문화부 감사 때 박지원(朴智元)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과 박준영(朴晙瑩)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 이종찬(李鍾贊) 전 국가정보원장 등의 증인 채택을 요구키로 했다.

▽정보위〓국정원 간부의 기밀누설 사건과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노동당 비서의 미국 방문 등이 거론될 전망이다. 황씨의 방미 문제와 관련해 황씨와 김덕홍(金德弘)씨가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국정원으로부터 연간 800억원 가량의 정보비 예산을 지원받는 경찰청이 정보위 발족 후 처음으로 감사를 받는다.▽기타〓운영위에서는 청와대비서실 감사에서 대통령 보좌기능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주목되며 교육위에서는 공교육 붕괴 문제, 보건복지위에서는 건강보험 재정파탄 문제, 환경노동위에서는 주 5일 근무제 등이, 건설교통위에서는 우리나라의 항공안전위험국 판정 등이 이슈다. 또 보령복합화력발전소 발전기 고장 문제(산업자원위), 쌀 재고량 급증에 따른 쌀 수급 문제(농림해양수산위) 등도 도마에 오른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오늘의 국감/10일▼

▽법제사법〓부산고법, 부산지법, 창원지법, 부산고검, 부산지검, 창원지검(10시·부산지법) ▽정무〓국무조정실, 국무총리 비서실(10시·정부중앙청사) ▽재정경제〓재정경제부(10시) ▽통일외교통상〓통일부(10시) ▽국방〓국방부, 국군정보사령부, 한국국방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군인공제회(10시·국방부) ▽행정자치〓부산시(10시) 광주시(10시) 부산경찰청(14시) ▽교육〓교육인적자원부 및 소속기관(10시·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과학기술부(10시) ▽문화관광〓문화관광부(10시) ▽농림해양수산〓농림부(10시) ▽산업자원〓산업자원부(10시) ▽보건복지〓보건복지부(10시) ▽환경노동〓환경부(10시) ▽건설교통〓인천국제공항공사(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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