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택민 방북 보따리 뭘까]북미관계-답방 훈수 예상

  • 입력 2001년 8월 27일 22시 40분


11년 만에 다시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공산당 총서기로서만이 아니라 국가주석 자격으로 방문한다는 점에서 이번 북한행에 무게를 실었다.

장 주석의 이번 평양행은 우선 그의 방문을 통해 북한과 중국 양국이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대외에 과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중국을 비밀리에 방문했던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연내 방북을 실현함으로써 주변 국가들에 양국관계의 돈독함을 과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방문에서 장 주석은 김 위원장에게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 출범 이래 냉랭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북-미 관계의 회복을 촉구할 것이라는 게 베이징 관측통들의 지적이다. 장 주석은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이 북한을 적극 지지한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이 더 적극적으로 대미(對美)교섭에 나설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함께 장 주석은 김 위원장이 조기에 서울 답방을 실현시킴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에도 적극 나서도록 조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조기에 서울을 답방하도록 중국측이 도와줄 것을 여러 채널을 통해 전달해 왔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북한에 대한 한국의 투자 진출이 활성화되고 이와 함께 탈북자 문제 등 북-중간의 난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장 주석은 김 위원장의 조기 방한을 요청할 것이라는 게 중국 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와 함께 북-중 양국간 경제협력 등 실질적인 문제도 충분히 협의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은 북한과의 협력방안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중국 통과 등을 협의할 가능성이 크다.

또 북한의 개방 및 경제 발전을 위한 중국측의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이번 방문에서 식량지원은 물론 북한이 아쉬워하고 있는 석유 지원 등을 약속함으로써 북한의 경제재건을 지원하고 개방의 길로 나가도록 재촉할 것이라는 게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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