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러]北특별열차 운행중 창문 깨져

  • 입력 2001년 8월 7일 18시 53분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7일 오전 1917년 볼셰비키혁명의 시작을 알렸던 순양함 ‘아브로라’를 둘러보는 등 이틀 동안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방문을 마치고 이날 저녁 모스크바로 돌아왔다. 김 위원장은 8일 오전 특별열차편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5일 밤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가 모스크바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출발한 직후 특별열차 첫 번째 칸의 한 유리창이 깨진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열차 첫째 칸은 러시아측에서 연결한 것으로 방탄 유리창이 아니며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러시아측 수행원들이 타고 있다고 러시아 민영 NTV가 6일 보도했다.

러시아 철도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날 “유리창이 깨졌지만 누가 고의로 돌을 던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유리창은 운행 중 교체돼 6일 오전 열차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을 때는 깨진 부분이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6일 유럽 최대 맥주공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발티카 맥주공장을 방문했을 때 당초 계획보다 오래 머무는 등 맥주산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당초 공장을 20분간 돌아볼 예정이던 김 위원장 일행은 계획을 바꿔 1시간반 동안 머물며 양조 과정과 장비, 비결 등에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특히 영국 장비를 들여와 북한에 맥주 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발티카측에 기술자문 등 지원을 요청했다고 공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특별열차 안에서 ‘하늘소 고기’와 바다가재 등 호화로운 음식을 제공받았다고 러시아 관영 노보스티통신이 6일 전했다.

특별열차에 탑승해 식사 초대를 받았던 한 러시아 관리는 바다가재가 산 채로 올라와 즉석에서 요리됐으며 김 위원장이 평소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하늘소 고기’는 당나귀 고기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경호문제 등으로 인해 러시아 국민의 일상 생활에 엄청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벨기에 일간지 라리브르벨지크가 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별열차 운행으로 인해 지금까지 주요 철도노선 100여편이 4∼8시간 연발착했으며 교외 노선 150여편이 아예 취소돼 러시아 국민 25만여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도착 당일에는 교통통제로 인해 시내에 엄청난 교통체증이 빚어졌으며 크렘린당국은 김 위원장의 방문으로 초래된 혼란에 대해 TV를 통해 사과방송을 내보내야 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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