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의원 폭언 파문…추의원 뒤늦게 사과

  • 입력 2001년 7월 6일 18시 24분


민주당 추미애(秋美愛) 의원이 5일 언론사 세무조사와 뒤이은 자신의 ‘곡학아세론(曲學阿世論)’과 관련, 동아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을 상대로 폭언을 퍼부어 논란이 일고 있다.

추 의원은 이날 밤 시내의 한 음식점에서 동아일보를 비롯한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곡학아세론’에 대한 동아일보의 보도(5일자 A4면)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면서 동아일보 취재기자에게 “네가 사주(社主)냐”고 폭언을 하는가 하면 조선일보에 대해서도 “×같은 조선일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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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의원은 이 자리에서 특히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이회창놈”이라고 부르면서 한나라당을 비난한 것으로 조선일보는 6일 보도했으나 그 자리에 참석했던 동아일보 한국일보 대한매일 한겨레 세계일보 CBS 연합뉴스 등 나머지 7명의 기자는 모두 “이회창놈이라고 하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비록 사석에서의 발언이긴 하나 특정언론사를 거론하고 거친 발언을 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곡학아세 논쟁과 관련, 서로의 견해가 다를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견해를 강조해 설명하면서 언쟁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일부 격한 발언을 하게 된 점을 깊이 혜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추 의원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그의 폭언은 동아 조선일보와 야당 총재에 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적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김 대통령의 사과와 추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추 의원이 표현한 적개심은 김 대통령의 심중을 나타낸 것이라고 본다”며 “김 대통령은 공식 사과하고 추 의원을 징계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올바른 태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사석에서, 그것도 취중에 한 말을 여과 없이 보도할 만큼 언론자유가 만개하고 있다”면서 “언론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어떤 이야기도 허언에 불과하다는 것이 지면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창혁·송인수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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