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특강]"재벌 개혁 이렇게 하라"

  • 입력 2001년 5월 22일 18시 44분


“재벌 개혁은 필요하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2일 건국대 행정대학원 초청 특강에 앞서 배포한 ‘원칙과 신뢰만이 이 나라를 구할 것입니다’라는 제목의 원고를 통해 최근 재벌규제 완화 주장으로 인해 ‘재벌옹호’라는 공격을 받은 것을 의식한 듯 재벌개혁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소상하게 밝혔다.

이 총재는 우선 현 정부의 재벌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표면적으로는 급진세력의 재벌해체론에 동조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재벌과의 정경유착이 심해 한마디로 표리부동한 경제정책의 전형”이라는 것.

그는 이어 “백화점식 규제를 통해 재벌을 길들이고 정경유착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정치쇼”라며 “재벌 문제는 그 뿌리를 찾아내 근본적인 치유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투명성과 지배구조의 문제 △재벌 총수와 경영진의 부실경영 및 불법행위에 대한 투명하고 엄정한 법적용의 문제 △시장경쟁의 문제 △대마불사(大馬不死)를 조장하는 잘못된 퇴출제도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금권을 통한 재벌의 정치사회적 영향력 행사 등 6가지를 재벌 문제의 뿌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문제가 있으니까 재벌 개혁이 필요하다”며 “이 여섯 가지 문제만 확고하게 법과 시장원리를 통해 대처해 나간다면 재벌들이 정말로 두려워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현대사태와 관련해서는 “금강산 관광을 포함해 현대의 부실을 가중시키는 대북사업은 재검토돼야 한다”며 “부실기업 정리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해 법정관리, 청산, 제3자인수를 포함해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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