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그게 아니고…" 후보 조기가시화론 해명

  • 입력 2001년 5월 18일 18시 35분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의 측근인 이용삼(李龍三) 원유철(元裕哲) 의원이 제기한 ‘이인제로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 주장은 18일 이 최고위원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제의 모델인 미국도 11월에 대선을 치르지만, 4∼5개월 전인 6, 7월경에 후보를 뽑고 있는데, 12월에 선거하는 우리가 1월에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면 5월, 늦어도 7월까지 후보가 결정돼야 한다”며 “결정시기가 지방선거 전이냐 후이냐가 선거에 미칠 영향은 내년 봄에나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용삼 의원은 3선으로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나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여당은 후보만 단일화하면 이긴다는 말이 있다’는 기자들의 말에 “어떻게 아무나 내서 이기느냐, 경적필패(輕敵必敗·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한다)라고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대세론에 대해서도 “나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다른 대선 예비주자 진영은 이용삼 원유철 의원의 발언과, 이 최고위원의 발빠른 ‘진화 작업’을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라고 보고 있다. 이 최고위원이 두 의원을 통해 속내를 드러낸 뒤 파문이 일자 곧 덮어버렸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든지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론’을 다시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

당 관계자들은 이번 파문이 이 최고위원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중간 당직자는 “대선 후보를 거저 달라는 얘기인데 다른 주자들은 핫바지냐”고 쏘아붙이면서 “이 최고위원이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론으로 몰아가기 위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은 “내가 무슨 얘기를 할 수 있느냐”면서도 “그건 미숙한 사람들의 얘기”라고 말했고,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은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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