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페르손 환담]"화해-인권-미사일 의제 합의"

  • 입력 2001년 5월 2일 23시 36분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2일 오후 4시경 유럽연합(EU) 의장인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의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기념 촬영을 한 뒤 약 15분간 면담하고 3일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했다.

김 국방위원장은 페르손 총리에게 “지방에 다니느라 1시간 전에 도착했다”며 공항 영접을 못했던 사정을 간접 해명했다. 다음은 페르손 총리와 김 국방위원장의 환담록 및 페르손 총리가 고려호텔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에게 설명한 내용.

▼김정일과 페르손 환담록▼

▽김 국방위원장〓(사진촬영을 마치고 환담장으로 들어가며) 조금 더울 때 들어오셨습니다. 구라파 동맹국 15개 나라가 성의를 모아서 처음으로 이렇게 왔습니다. 조금 덥지만 우리나라에 대해 많은 이해와 좋은 호상관계를 맺기를 바랍니다.

▽페르손 총리〓우리 세 사람이 귀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방문기간에 EU와 귀국 사이에 생산적이고 훌륭한 협조에 대해 얘기 나누기를 희망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과 김대중 대통령께서 맺기 시작한 화해를 돕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예방뿐만 아니라 귀하와 만나 인권, 경제발전 등에 대해 논의하기를 기대합니다.

▽김 국방위원장〓감사합니다. 지방 다니느라 1시간 전에 도착했습니다.

▽페르손 총리〓내일 만나 본격적으로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을 기대합니다.

▼페르손총리 일문일답▼

―김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에 대한 언급이나 반응이 있었는가.

“기억할 것은 우리는 유럽연합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만일 평양에서 그 문제를 제기하면 그것은 지극히 부자연스러울 것이다. 그 문제를 오늘 꺼내지 않겠다.”

―김 국방위원장의 표정은 어땠나.

“굉장히 활달하고 개방적이었다.”

―김 국방위원장이 미국의 대북정책, 그리고 미국과 EU의 한반도내 역할에 대해 언급한 것이 있는가.

“김 국방위원장은 그 얘기를 하지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북―미간 대화에 끼어들 의도가 없다. 미국은 자신의 정책을 재검토할 권리가 있고, 나는 그 결과물에 대해 확신한다.”

▼페르손총리 발표 요지▼

“나와 솔라나, 패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첫 만남을 가졌고 대화를 나누었다. 짧았지만 생산적인 대화였다. 우리는 내일 회담 의제에 관해 합의했다. 첫 번째는 화해과정이다. 이것은 지난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스톡홀름에서 만났을 때 논의한 주된 의제였다. 두 번째는 인권 및 북한 내 인도적 상황이다. 다음은 북한의 경제 개혁과 미사일 정책이다. 우리는 북―미간 논의에 간섭할 의도가 없다는 분명한 신호를 주었다. 우리는 북―미간 논의가 계속되길 바라고 있다. 우리는 또한 북한과 미사일 정책에 대해 정치적 논의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말한 것이 내일 논의될 포괄적 의제다.

우리는 내일 김 위원장과 직접 솔직하게 열린 마음으로 대화를 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북한내 비정부기구(NGO)와 유엔대표부들 사람들과도 얘기를 나누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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