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보고서 발표]北 테러지원국 명단서 제외안될듯

  • 입력 2001년 4월 30일 19시 01분


미국 국무부는 30일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잔류 등을 담은 ‘2001년 국제 테러리즘의 양상’이란 제목의 연례 국제 테러보고서를 발표한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이날 오후 3시40분(한국시간 1일 오전 4시40분) 기자회견을 갖고 테러보고서 공표에 따른 성명을 발표하며 이어 에드먼드 헐 테러담당 조정관 직무대행이 구체적인 보고서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북한 이란 이라크 리비아 수단 쿠바 시리아 등 그동안 테러지원국으로 분류됐던 7개국의 명단이 그대로 잔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조명록(趙明祿)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을 앞두고 미국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테러에 반대하는 방침을 천명했으나 이번에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되지 못하게 됐다.

당시 공동성명은 “국제 테러리즘에 대한 북한의 반대 방침을 고려해 미국은 북한이 미국 법률의 요건들을 충족시키는 대로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기 위해 북한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이번에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지지 못한 이유는 미국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3월과 8월, 10월 등 세 차례 열린 북한과의 테러 관련 회담에서 북한측에 테러 포기 외에 일본 요도호 항공기를 납치한 적군파의 추방과 납치된 일본인 문제에 대한 성의 표시, 국제테러방지협약 가입 등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안에 대해선 그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계속 포함되는 한 북한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등에 가입하는 것은 미국의 반대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미 공화당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천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북―미 관계는 해빙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대북정책 검토를 마치고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경우에도 북한의 테러 문제에 관해선 양국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에 논의된 것을 접어둔 채 처음부터 다시 협상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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