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재보선 참패]역풍맞은 '强與'… 자성론 부상

  • 입력 2001년 4월 27일 18시 42분


김중권대표(가운데)가 27일 침통한 표정으로4·26 재보선 결과를 보고받고 있다.
김중권대표(가운데)가 27일 침통한 표정으로
4·26 재보선 결과를 보고받고 있다.
민주당은 27일 4·26 기초단체장 재 보선에서의 참패를 올 들어 민주당이 내건 ‘강한 여당론’에 대한 심판과 개혁정책 혼선에 대한 민심악화의 결과로 받아들였다.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이날 당4역 및 상임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건강보험 재정악화, 공교육 파탄, 대우차 노조 과잉진압, 경제난, 새만금 사업 결정 지연 등의 악재를 열거하면서 “정부 정책이 국민의 마음에 와닿지 않는 점도 많았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다음은 민주당 관계자들이 분석한 패인.

▽‘강한 여당론’〓‘의원 꿔주기’에 의한 자민련 교섭단체 구성과 3당 정책연합 등으로 가시화된 ‘강한 여당론’은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인위적인 원내 과반수 확보로 비쳐져 국민들에게 여당 견제심리를 확산시켰다.

▽의약분업〓취지와 의욕은 좋았지만 결과적으로 의보재정 파탄과 국민 불편을 초래함으로써 체감여론을 극도로 악화시켰다. 당내에서는 “가뜩이나 힘도 없는 정권이 감당할 수 없는 개혁정책을 밀어붙이다 힘에 부쳐 넘어진 꼴”이라는 자탄도 나오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장 당선자
선거구후보자(소속당)득표율(%)
서울 은평구노재동(한)51.9
부산 금정구김문곤(한)84.6
충남 논산시임성규(자)49.0
전북 군산시강근호(무)54.6
전북 임실군이철규(무)50.9
경남 사천시김수영(한)64.6
경남 마산시황철곤(한)81.6

▽대우차 노조 과잉진압〓선거가 임박해서 민심 흐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악재(惡材)였다. 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의 인책론을 외면한 것도 민심을 거스르는 것이었다.

▽새만금 사업 중단〓민주당의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전북 군산과 임실에서의 충격적인 패배는 전북 도내 최대 숙원사업인 새만금 사업의 중단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전북 출신 의원들은 “노태우(盧泰愚) 정권 때 추진한 사업을 현 정부가 중단시킨데 대해 도민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당력 분산〓차기 대선주자를 자처하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당의 단합보다는 ‘인기몰이’를 위한 강연정치나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에 당력을 집중시킬 수 있었겠느냐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다. 남궁진(南宮鎭) 대통령정무수석은 “당의 결속력 있는 지원이 부족한 것도 패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체성 위기〓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세력이 등을 돌린 것은 3당 정책연합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김중권 체제’의 정체성 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강한 여당’을 내걸고 있는 민주당의 정국운영 기조가 당장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김 대표는 이날 자성론을 펴면서도 “선거는 당정이 함께 한 일을 평가받는 것이다. 당이 주도권을 잡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고칠 것은 고쳐 거듭나야 한다. 끌려가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뜻이었다.

<김창혁·윤영찬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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